[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3일 정부 출자 방식으로 추진하는 프런티어 AI 사업에 대해 "대통령 지시사항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당초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최종 선정 기업 2곳에 개발을 맡기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특정 기업 몰아주기 우려 때문에 새로 사업을 공고하는 출자 방식으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배 부총리는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기정통부·원자력안전위원회·우주항공청 종합감사에서 프런티어 AI 사업 추진 경위를 묻는 의원들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 예산 약 5조원과 민간 투자 11조원으로 자본금 16조원 규모의 회사를 만드는 구조라면 특정 세력에 대한 독점적 특혜가 될 수 있다는 의문을 제기했다. 사업 기안문과 5월 29일 기획예산처와 협의했다는 예산안 초안을 공식적으로 세 차례 요청했지만 제출받지 못했다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에게 언제 보고했고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물었다.
배 부총리는 "대통령 지시사항이 아니다"라며 "대통령 반응을 제가 직접 듣지 못했다"고 답했다. 대통령이 있는 자리에서는 "재정전략회의 그리고 과기정통부 업무보고 때 말씀을 드렸다"고 했다. 배 부총리가 공식 보고는 재정전략회의였다고 하자 박 의원은 7월에 있었던 회의라며 그렇다면 5월 29일에 예산이 어떻게 수립됐느냐고 되물었다.
배 부총리는 미토스발 사태 이후 우리도 프런티어 AI를 확보할 수 있느냐는 논의가 이어졌고, 예산 신청이 5월이어서 한 달가량 사업을 준비해 재정당국과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두 개 기업에게 프런티어 AI 모델을 개발하게 하는 것은 어떤가라는 최초 기획이 있었다"고 했다. 독파모 3차 결과가 나오면 최종 선정되는 2개 기업에 맡기는 방안이었다. 하지만 "기존의 독파모는 GPU 1000장 정도를 지원하는 사업인데 갑자기 만 장 이상의 지원 사업이 되다 보면 몰아주기 이슈가 있을 거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배 부총리는 처음에는 출연 사업으로 기획했지만 재정당국과 논의하는 과정에서 출자 사업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이어 "특정 기업 몰아주게 될 수 있기 때문에 새로 사업을 공고하고 출자 형식으로 가는 게 맞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자료 제출과 관련해서는 정식으로 기록된 회의 자료와 독파모 참여 기업·전문가들과 논의한 자료는 제출했다고 했다. 재정당국과 논의한 예산안은 국회에 제출된 사례가 없다며 재정당국이 반대해 "부처의 반대를 무릅쓰고 제출드리기는 어렵다"면서도 "지금도 열람을 저희가 시켜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사업 구조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 배 부총리는 "SPC 형태가 될지 어떤 다른 형태의 출자가 될지 아직도 논의를 하고 있다"고 했다. 프런티어 AI 사업의 실패는 경제적·산업적으로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반드시 성공시키기 위해서 최적의 방법을 저희도 고민하고 상의해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4조7000억원 규모의 내년 프런티어 AI 예산을 SPC 방식으로 추진하는지, 공공지분은 어떻게 할지 묻자 배 부총리는 아직 결정된 바 없고 출자 방식에 대한 의사결정만 돼 있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 공공성을 보장할 구조와 산학연 지원·국산 AI 반도체 도입 방안, 이행 일정을 제출해 달라고 요구하자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미토스에 대비한 프런티어 AI는 과기정통부만으로 할 수 없고 범정부 차원에서 기획해야 할 사안이라고 했다. 배 부총리는 "프런티어 AI도 차질 없이 계획대로 공정하게 추진해서"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미토스를 대응할 수 있는 정도 수준의 프런티어 AI 모델을 만들 수 있도록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미토스 같은 범용 프런티어 모델이 나오면서 도메인별 특화 분야까지 잠식되고 있다며 자원이 충분하면 미토스 수준의 모델 개발이 가능한지 물었다. 배 부총리는 "자원이 있다고 해서 지금 미토스급의 프런티어 모델이 만들어지는 건 아니다"라며 미토스의 장점은 코드·추론 역량이고 자원은 여러 조건 가운데 하나라고 답했다.
그는 "저는 대한민국이 미국, 중국 다음으로 프런티어 AI 개발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독파모를 추진하며 역량을 쌓았지만 독파모 수준으로는 자원·인력·데이터가 부족해 추가 사업이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독파모와 프런티어 AI가 별개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배 부총리는 독파모는 파라미터 3000억~1조개 규모, 프런티어 AI는 2조개 이상 약 10조개에 달하는 규모라고 비교했다. 독파모는 공공과 산업 AX 차원에서 계속 추진하고, 프런티어 AI는 미국·중국이 논의하고 있는 초지능(슈퍼인텔리전스)에 대응하는 체계를 갖추기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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