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뉴스핌] 이형섭 기자 = 원주시 시민주권시대위원회 설치를 놓고 원주시의회에서 찬반 공방이 벌어졌다. 찬성 측은 시민참여를 확대하는 제도적 통로라고 강조한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시장에게 권한이 집중돼 의회의 대표성과 견제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고 반발했다.
원주시의회는 23일 오전 원주시 시민주권시대위원회 설치 및 운영 조례안에 대한 찬반토론을 진행했다.
찬성토론에 나선 김지헌 의원은 "시민의 참여는 행정이 베푸는 배려가 아니라 민주주의가 보장해야 할 당연한 권리"라며 "시민의 목소리를 듣고 함께 숙의하며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제도적 통로를 마련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2023년 원주아카데미극장 보존·철거 갈등을 언급하며 당시 시민들이 청구한 시정정책토론이 절차적 요건을 이유로 반려된 점을 지적했다. 시민들의 참여 요구가 제도적 문턱에 가로막히는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김 의원은 의회 권한 침해 우려에 대해 조례안이 기존 의회와 위원회의 고유 심의·의결·조정 기능을 대체하지 않도록 명시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시민과 전문가를 전체 위원의 80% 이상으로 구성하고 정책제안 검토 결과를 공개하도록 한 점도 강조했다.
그는 "위원회의 제안이 무조건 정책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며 "의회는 예산 심의와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정책의 적정성을 검증하고 견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 원주시의원들은 "시민주권의 이름을 앞세운 시장 중심의 또 다른 권력기구"라며 조례안에 반대했다.
이들은 위원회가 주요 정책의 기획·집행·평가·환류까지 논의하고 시장에게 제안할 수 있어 단순한 자문기구를 넘어 시정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위원회 규모와 시민위원 선정 기준, 위촉·해촉 등에 시장이 핵심 권한을 행사하는 구조를 문제 삼았다. 시민과 전문가 비중이 높더라도 구성과 운영의 독립성까지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시의원과 집행부 간부공무원이 같은 분과위원회에 참여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정책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집행부가 공동 논의를 이유로 책임을 회피하거나 의회의 비판을 무력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위원회 제안을 관계 부서가 60일 이내에 검토하도록 하면서 의회의 심의·감시 기능과 연계할 명확한 장치가 없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시민참여 확대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며 "시민참여가 의회의 민주적 대표성과 견제 기능을 약화시키거나 시장의 정책적 영향력을 강화하는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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