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소방공무원이 국가직으로 전환된 이후에도 소방안전 예산의 지방비 의존도가 오히려 높아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내년 소방안전교부세도 27.6% 감소할 예정이어서 담배 세수에 의존하는 재정구조를 개선하고 국비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국가와 지방의 소방재정 분담 원칙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행정안전부와 소방청, 지방정부의 의견을 수렴해 내년 예산에 반영할 수 있는 지원과 중장기적인 제도 개편 방안을 함께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는 23일 기획처 등을 대상으로 종합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이날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 장관을 상대로 소방재정의 지방비 편중과 소방안전교부세 감소에 따른 대응 방안을 점검했다.
정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소방안전 예산에서 지방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약 85%에서 올해 89.3%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국비 비중은 14.9%에서 10.7%로 낮아졌다.
정 의원은 "소방직이 국가직으로 전환된 취지를 감안하면 국비 지원이 오히려 줄어드는 것은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최소한 당시 수준은 유지됐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산 내부에서도 인건비 비중이 커지면서 장비와 시설 등에 투입할 사업비 여력이 줄었다. 정 의원에 따르면 인건비 비중은 2022년 약 71%에서 최근 약 76%로 높아진 반면, 사업비 비중은 28.7%에서 24.2%로 낮아졌다.
정 의원은 "소방시설 확충과 장비 보강 등 필수사업이 축소되거나 연기·취소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며 "소방안전 예산의 구조적인 문제"라고 강조했다.
특히 내년 소방안전교부세는 1조503억원에서 7605억원으로 2898억원 감소할 예정이다. 담배 개별소비세를 주요 재원으로 삼는 구조에서 담배 소비 감소가 소방재정 축소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정 의원은 "이 구조 아래에서는 소방안전 예산을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어렵다"며 목적세나 보험료 부담금, 정부 보조금 등 재원을 조합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대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가·지방 간 재정 분담체계도 국비 지원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장관은 국가직 전환 당시 소방공무원의 신분은 국가직으로 바꾸되, 소방사무와 시도지사의 인사권은 유지하는 방식으로 논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인력 확충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담배 개별소비세의 소방안전교부세 배분 비율도 20%에서 45%로 높였다는 것이다.
다만 담배 세수가 줄어드는 가운데 인력과 인건비는 늘고 있어 재정구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점에는 공감을 표했다.
박 장관은 "국가와 지방의 분담 원칙과 기준을 어떻게 할 것인지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며 "담배 개별소비세가 줄어드는 가운데 인력과 인건비가 늘어나는 차이를 어떻게 해소할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형·첨단 소방장비 확충과 노후 구급차 교체 등에 국고 지원을 하고 있다면서도, 근로환경 개선과 안전장비 확충, 안정적인 소방재원 확보를 함께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행정안전부와 소방청, 지방정부의 의견까지 종합적으로 들으면서 당장 내년에 반영할 수 있는 부분과 중장기적인 제도 개편 필요성을 모두 살펴보겠다"며 "국회 단계에서도 함께 머리를 맞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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