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1만8000가구 공급을 목표로 하는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의 신규 후보지 사업이 초기 단계부터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이달 중 열릴 예정이던 주민설명회 일정을 확정하지 못했다. 시행자 선정 방식과 용적률 완화, 분양가 적용 등 사업 추진에 필요한 세부 기준을 놓고도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다. 양측 간 이견을 좁히고 관련 기준을 마련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경우 사업 일정이 당초 계획보다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 협의 진행 못한 국토부·서울시...미뤄지는 주민설명회
2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신규 후보지 주민설명회 일정을 확정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후보지 선정 이후 후속 절차도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30일 용산구 효창공원 일대와 양천구 염창역 일대 등 11곳을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신규 후보지로 발표했다. 당초 이달 중 서울시와 협의를 거쳐 각 후보지에서 주민설명회를 열 계획이었지만, 일정 확정이 늦어지면서 후속 절차에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지만 서울시는 국토부로부터 협의 일정이나 관련 답변을 받지 않았고, 양측의 협의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후보지 선정 이전 국토부에 후보지에 대한 의견을 전달한 바 있다.
주민설명회는 후보지 지정 후 사업 추진에서 주요한 첫 단계로 꼽힌다. 정부와 지자체, 공공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등이 주민들을 대상으로 사업 개요, 추정 분담금, 용적률과 인센티브 등을 설명하는 자리다.
◆ 시행사 선정·용적률 등 인센티브 놓고 협의 길어질 수도
국토부와 서울시가 협의에 나서더라도 주민설명회 일정 등 주요 사안을 단기간에 조율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사업 시행자 선정부터 용적률 등 인센티브 적용,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의 분양가 산정 기준까지 양측이 합의해야 할 사안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후보지 선정에 앞서 국토부에 전체 후보지의 절반가량을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에 배분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는 이에 대해 아직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그동안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주로 시행을 맡아왔다. 현재 추진 중인 47개 사업지 가운데 44곳을 LH가 담당하고 있으며, SH가 시행자로 참여한 사업지는 한 곳도 없다.
하지만 SH는 지난 4월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도심공공복합사업부'를 구성했다. SH는 시행사로 사업을 할 경우 지구지정부터 사업계획 승인 등 후속 인허가 절차가 모두 서울시로 일원화됨으로써 사업기간 단축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용적률 등 인센티브 적용 기준 마련에서도 의견차가 나타날 수 있다. 국토부는 올해 4월 지난해 9·7 주택공급 대책에 따라 복합사업 용적률을 법적 상한 최대 1.4배까지 확대했다.
신규 후보지에서는 최대 1.4배 용적률 적용이 가능하지만 서울시는 과밀 우려 등을 고려해 실제 적용에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기존 복합사업 후보지에 대한 사전기획협의체 구성에서도 국토부에 명확한 용적률 적용 세부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고 있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 내 후보지에서 분양가 산정방식을 두고도 협의가 필요하다.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에서는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는데 신규 후보지 중에는 용산 효창공원앞역 북측, 이수역 동측, 올림픽공원역 인근이 해당된다.
서울시는 후보지 선정 전 국토부에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을 후보로 선정하는 데 대해 인근 다른 민간 정비사업장과 형평성 논란과 고분양가 논란이 빚어질 수 있는 점을 들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 지체되는 사업에 주민들 걱정 호소...다른 정비사업에 영향도
후보지로 선정된 지역 주민들은 주민설명회 일정 등이 나오지 않은데 대해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조속한 시일 내에 주민설명회를 통해 사업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길 바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후보지 한 주민은 "사업지, 가구수나 분담금 등에 대해 주민들 사이에서 의문이 끊이지 않는다"며 "설명회가 열려야 사업 관련 의문이 풀리고 동의 절차등을 밟을텐데 결정이 나지 않다보니 사업 추진이 제대로 될지 걱정하는 주민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한 후보지 인근 공인중개사무소장은 "사업 진행 상황에 대해 묻는 주민들이 많지만 알려진 게 없고 뜬소문만 무성해 답답하다"며 "후보지 지정 후 진척이 없다 보니 토지나 주택 거래는 관망하려는 움직임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후보지 인근 정비사업장들도 도심 복합사업 추진 움직임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일부 후보지에서는 사업지가 겹치다 보니 도심 복합사업 추진에 따라 속도를 조절하는 모습도 보인다.
한 후보지 인근 주민은 "다른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곳과 사업지가 겹치는 부분도 있어 혼란스러운 부분이 있다"며 "설명회를 열고 사업 부지가 확정돼야 속도가 붙는데 이조차 열리지 않으니 다른 정비사업들도 복합사업 진행 상황만 바라보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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