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뉴스핌] 한지용 기자 =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토종 좌완 에이스 구창모(29)가 어렵게 시즌 10승 고지를 밟았다. 7실점을 기록하면서도 무너지지 않았고, 타선 지원에 힘입어 4년 만에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했다.
구창모는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5.1이닝간 85개의 공을 던지며 11피안타 2사사구 4탈삼진 7실점(2자책점)을 기록했다. NC는 두산을 10-9로 꺾었고, 구창모는 시즌 10승(6패)째를 챙겼다.
한달 가량 이어진 '아홉 수'를 마침내 벗어났다. 구창모는 지난달 12일 KT 창원 위즈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9승째를 거뒀다. 하지만 이후 네 차례 선발 등판에서 단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지난달 20일 창원 두산전에서는 6이닝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지만 승패 없이 물러났다. 지난달 26일 잠실 LG전에서는 5이닝 5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이달 1일 창원 KIA전에서는 투구수 조절에 실패해 4이닝 1실점으로 일찍 마운드를 내려갔다. 6일 고척 키움전에서는 5.1이닝 3실점으로 다시 패배를 떠안았다.
10승에 도전한 이날도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초반부터 두산 타선에 공략당하며 많은 실점을 허용했다. 본인 실책에 발목을 잡혔다. 3-0으로 앞선 1회 1사에서 구창모는 안재석에게 투수 앞 땅볼 타구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1루 송구가 낮게 향해 1루수 블레인 크림이 잡지 못했다. 급한 상황이 아니었기에 구창모의 송구가 부정확했던 게 아쉬웠다.
이후 2사를 잡은 후부터 구창모는 내야 안타와 빗맞은 타구 등이 안타로 연결되며 무려 5점을 헌납했다. 실책으로 자책점이 남지 않았지만, 가을야구 향방을 가를 중요한 일전에 나선 에이스의 모습은 아니었다. 2회에는 2사 2루 상황에서 양의지에게 던진 초구 빠른 볼이 공략당해 6실점째를 기록했다.
대신 초반 난타를 당한 뒤 3회부터 5회까지는 추가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NC 타선이 경기를 뒤집을 시간을 벌어줬다. NC 타선은 김휘집 홈런 포함 5타점과 권희동의 2점 홈런 등에 힘입어 6회초 10-6을 만들었다.
하지만 6회말 구창모는 결국 한 점을 더 내줬다. 박찬호에게 볼넷을 허용한 후 안재석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박찬호가 3루까지 가는 사이 안재석이 2루를 노리다가 NC 중계 플레이에 걸렸다. 안재석은 1루로 복귀했지만, 비디오판독 끝에 태그 아웃 당했다. 이후 구창모는 신영우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다만 신영우가 박준순에게 유격수 내야안타를 맞았다. 결국 7실점째를 허용했다.
그래도 타선 지원 덕에 구창모는 승리 요건을 갖춘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에이스에게 기대한 깔끔한 투구 내용은 아니었지만, 경기가 넘어가는 것은 막았다. NC 불펜 손주환이 세베리노에게 2타점을 적시타를 맞긴 했으나, 이용준이 이어진 8회 2사 1, 3루 위기에서 아웃카운트 4개를 깔끔하게 잡으며 구창모의 10승을 지켰다.
구창모는 2022년 이후 4년 만에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했다. 2019년 10승(7패), 2022년 11승(5패)에 이어 개인 통산 세 번째 10승 시즌도 완성했다.
부상으로 긴 시간을 보내온 점을 고려하면 더욱 의미가 크다. 구창모는 커리어 내내 잦은 부상에 시달려 잠재력 대비 누적 기록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즌 규정 이닝(144이닝)을 채운 적도 없을 정도다. 부상 이후 상무 군 복무 시절에도 부상 탓에 제대로 공을 던지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후반기 팀에 복귀해 4경기 등판에 그쳤다.
그러나 올해는 달라졌다. 시즌 내내 큰 부상 없이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며 다시 NC의 토종 에이스 역할을 맡고 있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시즌 성적은 25경기 140이닝 10승 6패, 평균자책점 4.05다. 시즌 규정 이닝까지도 4이닝만을 남겨뒀다. 건강하게 한 시즌을 완주하고 있다는 점은 확실한 성과다.
다만 최근 투구 내용에는 분명 아쉬움이 있다. 구창모는 이날 경기 전까지 후반기 8경기에서 43.1이닝을 던지며 1승 4패, 평균자책점 5.61을 기록했다. 구창모가 등판한 경기에서 NC의 성적도 3승 5패에 그쳤다. 팀이 후반기 상승세를 타며 가을야구 경쟁에 다시 뛰어든 흐름을 고려하면 토종 에이스다운 투구 내용은 아니다.
이날 2자책점으로 평균자책점은 다소 낮췄지만, 7점을 허용한 투구 내용까지 좋았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이날까지 후반기 성적은 9경기 48.2이닝 2승 4패, 평균자책점 5.36이다.
후반기 대량 실점 경기도 적지 않았다. 지난 7월 24일 인천 SSG전에서 5이닝 5실점, 7월 30일 창원 KT전에서 5이닝 6실점을 기록했다. 지난달 26일 잠실 LG전에서도 5이닝 5실점으로 흔들렸다. 이날 역시 자책점은 2점에 불과했지만 두산 타선에 7점을 허용했다.
극적인 가을야구 참전을 재현하고자 하는 NC에 구창모의 안정감이 절실히 필요하다. 6위 NC(59승 2무 60패)는 9월 7승 2패를 기록하며 5위 두산(63승 4무 60패)을 추격하고 있다. NC는 두산보다 6경기 적게 치르면서도 2경기까지 격차를 줄였다. 시즌 막판 가을야구 막차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구창모가 최대한 많은 승리를 책임져야 가을야구 티켓 확보가 가능할 전망이다.
포스트시즌까지 바라본다면 토종 에이스의 역할은 더 커진다. 단기전에서는 외국인 투수와 함께 긴 이닝을 책임질 국내 선발진의 존재가 중요하다. 구창모가 기복을 줄여야 NC도 선발 싸움에서 힘을 받을 수 있다.
이제 시즌 최종 규정이닝 진입도 눈앞이다. 다음 등판에서 4이닝 이상을 소화하면 144이닝을 채울 수 있다. 4년 만에 10승도 달성했다. 남은 등판을 고려하면 개인 한 시즌 최다승(11승)도 경신할 수 있다.
그러나 이날 7실점이 보여주듯 구창모의 안정감은 해결해야 할 숙제다. NC가 가을야구까지 질주하기 위해서는 다시 10승 투수가 된 구창모가 에이스다운 안정감을 되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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