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한지용 기자 =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김도영(22)이 데뷔 첫 40홈런 고지를 밟으며 구단 역사를 새로 썼다. 커리어 최고의 장타력을 보여주고 있는 김도영이 이 기세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김도영은 지난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정규시즌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경기에서 1-4로 뒤진 6회초 선두타자로 나섰다. 삼성의 두 번째 투수 미야모리 사토시가 던진 초구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30m의 대형 홈런으로 김도영은 시즌 40호 홈런을 달성했다.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경신한 것은 물론 KIA 소속 국내 타자로는 처음으로 40홈런을 기록했다. KIA는 삼성에 4-6으로 패했지만, 김도영의 홈런이 위안거리였다.
김도영은 올 시즌 121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7, 137안타(40홈런) 99타점 105득점, OPS(출루율+장타율) 1.049를 기록 중이다. 야구 통계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은 7.91로 리그 전체 1위다. wRC+(조정 득점 생산력)는 176.6으로 LG 오스틴 딘(196.3)에 이어 리그 2위다.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던 2024시즌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김도영은 당시 141경기에서 타율 0.347, 189안타(38홈런) 109타점 143득점 40도루, OPS 1.067을 기록했다. WAR 8.59와 wRC+ 172.5는 모두 리그 1위였다.
김도영은 2025시즌부터 이어진 햄스트링 부상 여파로 올 시즌 도루가 10개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타율을 제외한 주요 공격 지표는 2024년과 큰 차이가 없다. 홈런 생산력만 놓고 보면 오히려 MVP 시즌을 넘어섰다.
최근 타격감도 좋다. 김도영은 8월 타율 0.321, 18안타(6홈런) 12타점 16득점 13볼넷 2도루를 기록하며 8월 월간 MVP를 수상했다. 이승엽의 최연소 40홈런 기록에는 닿지 못했지만 기록 도전이 끝난 다음 경기에서 곧바로 홈런을 터뜨리며 흔들림 없는 타격감을 증명했다.
이제 김도영의 시선은 아시안게임으로 향한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오는 14일 소집돼 훈련을 소화한 뒤 나고야로 출국한다. 아시안게임 남자 야구는 오는 21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된다.
투수진에서 두산 곽빈이 에이스 역할을 맡는다면, 김도영은 대표팀 타선의 핵심이다. 올 시즌 국내 타자 중 가장 뜨거운 장타력을 보여주고 있으며 수비에서도 안정감을 더했다.
김도영은 이미 국제무대에서 결정적인 장면을 만든 경험이 있다. 지난 3월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조별리그 3차전 대만전에서 5타수 2안타(1홈런) 3타점을 기록했다.
2-1로 뒤진 6회 1사 1루에서 역전 투런 홈런을 터뜨렸고, 3-4로 밀리던 8회 2사 2루에서는 동점 적시 2루타를 날렸다. 한국은 연장 접전 끝에 대만에 4-5로 패했지만, 김도영은 해결사 능력을 보여줬다.
다만 대회 전체 성적은 5경기 타율 0.200, 4안타(1홈런) 4타점 3득점에 그쳤다. 대만전 활약은 강렬했지만 KBO리그에서 보여준 폭발적인 생산력을 대회 내내 이어가지는 못했다.
당시에는 정상적인 몸 상태도 아니었다. 김도영은 2025시즌 햄스트링 부상 여파로 30경기밖에 소화하지 못했고 실전 감각이 완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표팀에 합류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상황이 다르다. 김도영은 KIA 소속 국내 타자 최초로 40홈런을 달성한 상태에서 태극마크를 단다. MVP를 수상한 2024년보다 홈런 생산력이 높아졌고, 시즌 내내 좋은 타격감도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아시안게임 5회 연속 금메달에 도전한다. 단기전에서는 중심타자의 한 방이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다. 특히 대만과 일본 등 우승 경쟁 상대를 만나는 경기에서는 김도영의 장타력이 더욱 중요하다. 대만을 상대로 국제대회에서 결정적인 홈런을 터뜨린 경험도 긍정적인 요소다.
김도영 개인에게도 이번 대회는 특별하다. 그는 이미 정규시즌 MVP를 차지했고 한국시리즈 우승도 경험했다. 기량과 화제성을 겸비하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슈퍼스타로 자리 잡았다.
다만 종목의 경계를 넘어서는 '국민 스타'로 평가받으려면 국가대표 무대에서의 활약이 필요하다. 한국 내에서 국민 스타라고 부를 수 있는 선수는 축구 박지성, 손흥민과 여자 피겨스케이팅 김연아 등이 거론된다. 야구에서는 박찬호, 류현진, 이승엽, 이대호 등이 꼽힌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소속팀뿐만 아니라 국제대회에서도 대중이 기억할 결정적인 장면을 남겼다.
김도영이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견인한다면 전 국민에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킬 수 있다. 슈퍼스타의 존재가 프로스포츠의 관심도와 흥행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김도영의 도약은 한국 야구 전체에도 중요한 일이다.
김도영은 WBC 대만전에서 이미 국가대표로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어봤다. 이번에는 한 경기에 그치지 않고 대회 전체에서 중심타자로 존재감을 보여줘야 한다.
커리어 최고의 장타력을 보여주고 있는 김도영에게 아시안게임은 상승세를 이어갈 절호의 무대다. 금메달과 함께 대표팀 중심타자로 활약한다면 KBO리그 최고의 스타를 넘어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얼굴로 한 단계 더 올라설 수 있다. 40홈런을 찍고 곧 일본으로 향하는 김도영이 아시안게임에서도 뜨거운 방망이를 휘두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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