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상반기 국내 증시 상승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가 주도한 가운데 최근에는 코스닥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이 시가총액 상위권으로 올라오고 있다. 연초 코스닥 시총 10위권에 한 곳도 없었던 반도체 기업이 현재 6곳으로 늘면서 대형 반도체주 중심의 강세가 코스닥 소부장으로 확산되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장중 코스닥 시총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반도체 관련 기업은 주성엔지니어링(4위), 원익IPS(6위), 이오테크닉스(7위), 리노공업(8위), 심텍(9위), HPSP(10위) 등 6곳이다.
지난 1월 시총 10위권 내 반도체 기업은 '0곳'이었지만 지난달 7일 3곳으로 늘었고, 이날 장중에는 6곳까지 증가했다. 주성엔지니어링과 리노공업, 원익IPS에 이어 최근 이오테크닉스와 심텍, HPSP가 10위권에 합류했다. 연초 7곳이었던 제약·바이오는 현재 알테오젠 1곳이다.
◆ '삼전·하닉' 먼저 뛰고 소부장으로…AI·메모리 투자가 배경
올해 반도체주 강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먼저 이끌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메모리 업황 개선 기대 속에 두 종목이 코스피 상승을 주도했고, 최근에는 장비·부품·기판 등 코스닥 소부장 종목의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 한 달간 HPSP는 지난달 7일 3만4400원에서 이날 장중 5만4500원으로 58.4% 상승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12만7800원에서 20만500원으로 56.9%, 원익IPS는 8만8300원에서 11만8100원으로 33.7% 올랐다. 리노공업도 6만5700원에서 7만100원으로 6.7% 상승했다.
이날도 주성엔지니어링은 장중 7.10% 오른 20만500원에 거래되며 시총 4위를 유지하고 있다. 심텍(3.59%), 리노공업(2.49%), HPSP(2.25%), 원익IPS(0.43%) 등도 상승세다. 전날 시총 12위였던 HPSP는 이날 10위로 올라서며 새로 진입했다.
코스닥 반도체 소부장의 강세 배경으로는 메모리 업황 개선과 국내외 반도체 업체의 설비투자 확대가 꼽힌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서버·메모리 수요 증가와 메모리 가격 상승이 이어지는 가운데 반도체 업체들의 증설 계획이 장비·부품·기판 업체의 실적 기대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HBM(고대역폭메모리)과 CoWoS 등 첨단 패키징 분야의 공급 부족으로 관련 투자가 확대되면서 전공정 장비뿐 아니라 후공정과 기판 등으로 투자 대상이 넓어지고 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반도체 업체들의 증설 일정을 감안하면 2028년까지 외형 성장 가시성은 매우 높다"며 "HBM, CoWoS 등의 패키징 쇼티지로 인한 후공정 업체들까지 투자 아이디어 확대가 필요한 구간"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설비투자가 이어지면서 코스닥 반도체 소부장의 실적 성장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닥 전체 실적에서도 반도체 소부장이 주요 성장 업종으로 꼽힌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영업이익 증가율은 올해 82%에서 내년 38%로 둔화되나 코스피보다 높다"며 "반도체 소부장과 2차전지 산업이 코스닥 실적 기대를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 "반도체 6곳으로 늘어"…바이오 줄고 로봇 상위권 유지
반도체 기업의 시총 순위가 상승하면서 코스닥 상위 10개 종목의 업종 구성도 달라졌다. 지난 1월 7일에는 제약·바이오 기업 7곳이 10위권에 포함됐지만 이날은 알테오젠 한 곳만 남았다.
지난달 7일에도 알테오젠을 비롯해 HLB, 에이비엘바이오, 펩트론 등 제약·바이오 기업 4곳이 10위권에 포함됐다. 이후 HLB와 에이비엘바이오, 펩트론이 10위권 밖으로 내려간 반면 이오테크닉스와 심텍, HPSP 등 반도체 기업이 새로 진입했다.
다만 바이오 기업의 시총 순위 하락이 업종의 성장성 약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와 대형주로 자금이 집중된 영향이 컸다는 설명이다.
한용희 그로쓰리서치 연구원은 "국내에서는 반도체와 대형주로 자금이 집중되며 바이오 업종의 수급이 약화됐다"며 "반면 기술수출과 선급금 규모는 확대되고 있으며 글로벌 제약사와 투자자의 공동연구·지분투자도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로봇주도 시총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이날 시총 5위에 자리했고, 전날 10위까지 올라왔던 로보티즈는 HPSP가 10위에 진입하면서 11위로 내려갔다. 2차전지에서는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이 각각 2위와 3위에 자리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반도체 소부장의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지만 바이오와 로봇 등 기존 코스닥 성장 업종의 성장 동력도 유효하다고 보고 있다. 반도체는 AI 투자와 설비투자 확대, 바이오는 기술수출과 신약 개발, 로봇은 산업용·휴머노이드 시장 확대 등이 향후 시총 상위권 경쟁에 영향을 미칠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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