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정부가 2027년 신설하는 미래대응기금에 초과 세수를 전출할 경우, 지방자치단체에 배분되는 보통교부세가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역별로는 경북의 감소액이 4조7000억원으로 가장 클 것으로 추산됐다. 재정자립도가 낮고 자체 세입 기반이 약한 비수도권 지역이 상대적으로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해석이다.
3일 나라살림연구소의 '미래대응기금 전출에 따른 지방교부세 금액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7년 보통교부세는 미래대응기금 전출이 없을 경우 98조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정부 계획대로 초과 세수를 미래대응기금으로 옮기면 보통교부세는 29조6000억원 감소한 68조5000억원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반도체 경기 호조 등에 따라 최근 10년간의 내국세 증가 추세를 웃도는 세수를 미래대응기금에 적립할 계획이다.
미래대응기금은 세수 변동에 따른 재정 불안정을 줄이고 청년, 성장동력, 지방, 교육, 인재 분야에 투자하기 위해 신설된다. 예산당국은 미래대응기금의 수입 규모를 162조3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지역별 보통교부세 감소액은 경북이 4조7000억원으로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됐다. 미래대응기금 전출이 없을 경우 경북의 보통교부세는 15조7000억원 수준이지만, 전출이 이뤄지면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남은 3조8000억원 감소한 8조7000억원, 경남은 3조4000억원 줄어든 7조8000억원, 강원은 3조1000억원 감소한 7조3000억원, 전북은 2조7000억원 줄어든 6조3000억원으로 각각 추정됐다.
충남은 2조6000억원, 경기는 2조1000억원, 충북은 1조9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부산과 대구는 각각 1조원, 제주는 9000억원, 인천은 7000억원, 광주와 울산은 각각 6000억원, 대전은 5000억원, 세종은 1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보통교부세는 지방자치단체가 필요한 재정 규모인 기준재정수요액에서 자체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수입인 기준재정수입액을 뺀 '재정부족액'을 기준으로 배분된다. 자체 수입만으로 행정서비스와 복지, 지역사업 등에 필요한 돈을 마련하기 어려운 지역일수록 재정부족액이 커지고, 보통교부세 배분 비중도 높아지는 구조다. 재정자립도가 낮고 자체 세입이 부족한 비수도권 지역이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지방교부세 의존도가 높은 지자체는 복지, 지역개발 등 자체 사업에 쓸 수 있는 일반재원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현행 지방교부세법은 내국세의 19.24%를 지방교부세 재원으로 배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초과 세수가 미래대응기금으로 먼저 들어가면 지방에 자동으로 배분될 재원도 줄어들게 된다.
정부는 지방교부세 감소를 보완하기 위해 미래대응기금 안에 15조3000억원 규모의 지방계정을 설치할 방침이다. 하지만, 지방교부세는 지방정부가 용도를 비교적 자유롭게 정할 수 있는 일반재원인 반면, 미래대응기금 지방계정은 중앙정부가 지원 대상과 사업 목적, 지원 방식을 정하는 사업성 재원이라는 차이가 있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정부는 지방교부세 감소 규모와 지자체별 영향을 명확히 공개하고, 지방정부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거칠 필요가 있다"며 "지방의 자주재원만 기금으로 옮기는 방식은 재정분권의 진전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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