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오종원 기자 =내년도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증가율을 두고 재정당국과 교육계가 서로 다른 계산을 내놓으면서 산정 기준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올해 본예산과 비교하면 교부금이 10.1% 늘어난다고 설명한다. 반면 교육계는 추가경정예산까지 포함해 비교하면 증가율이 3.2%에 그친다고 맞선다. 비교 기준에 따라 증가율 차이가 6.9%포인트(p)에 이르는 셈이다.
특히 교육계는 내년도 교부금 증가율이 공무원 보수 인상률인 3.9%에도 못 미쳐 교직원 인건비와 학교 운영비 등 고정경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정부는 인건비 비중이 큰 점을 고려해 학령인구 감소율의 35%만 새 산식에 반영했으며, 교부금 규모도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반박한다.
신설되는 미래대응기금 교육·인재계정 4조9315억원 가운데 89.3%인 4조4046억원은 대학과 청년 지원에 배정됐다. 영유아 교육·보육에는 나머지 5269억원이 투입되지만 유·초·중등교육을 직접 지원하는 별도 항목은 제시되지 않았다. 교육계는 교부금 산식 개편 이후에도 안정적인 교육재정을 보장할 보완장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3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2027년도 예산안'에 편성된 내년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78조8718억원이다. 올해 본예산 71조6687억원보다 7조2031억원(10.1%) 증가한 규모다.
◆ 본예산보다 10.1% 증가...추경 기준으론 3.2%
정부와 전국 17개 시도교육감협의회의 시각차는 비교 기준에서 비롯됐다. 정부는 인건비와 기본운영비 등 필수경비를 본예산에 우선 편성하는 만큼 올해 본예산을 기준으로 내년도 교부금 증가율을 산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교육감협은 올해 추경까지 반영한 실제 교부금 규모인 76조4381억원과 비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내년도 교부금 증가액은 2조4337억원, 증가율은 3.2%로 낮아진다.
교육감협은 새 산식이 당해 연도의 세수 증가를 자동으로 반영하지 않는 만큼 추경을 포함한 실제 규모를 비교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본예산을 기준으로 10.1% 증가했다고 설명하는 것은 지방교육재정의 "실상을 가리는 착시"라는 주장이다.
정부는 내국세의 20.79%에 연동하던 현행 방식을 폐지하고 경제 여건과 학령인구 변화를 함께 반영하는 산식을 도입할 계획이다. 전년도 교부금에 최근 3년간 연평균 경상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율을 적용하되 학령인구 변화율은 35%만 반영한다.
기획예산처는 학생 수 감소에도 학교와 교직원 등 고정비가 같은 비율로 줄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교부금 지출의 약 60%를 차지하는 인건비를 감안해 학령인구 변화율을 산식에 전부 반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 교육감협 "고정비 감당 어려워"...정부 "충분히 대응"
이에 교육감협은 "추경 대비 교부금 증가율 3.2%가 정부가 결정한 내년도 공무원 보수 인상률 3.9%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교직원 인건비와 학교 운영비 등 기본적인 고정경비 상승분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최근 10년 동안 초·중·고 학생 수는 87만명 감소했지만 학교는 308곳, 교원은 9000명 증가했다. 특수교육과 기초학력, 학생 마음건강, 돌봄 등 새로운 교육 수요도 늘고 있어 학생 수 감소가 곧바로 교육재정 수요 감소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게 교육감협의 주장이다.
다만 기획처는 교직원 인건비 부담을 새 산식에 이미 반영했다고 맞섰다. 조용범 기획예산처 차관은 예산안 브리핑에서 "교육교부금에서 인건비가 60% 정도를 차지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교부금을 그 이하로 감액하면 인건비도 충당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학령인구 변화율을 35% 정도만 반영했다"고 말했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교육 인력의 효율화 가능성도 열어뒀다. 조 차관은 "학령인구 감소와 변화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교사뿐 아니라 학교에서 근무하는 일반 행정직원까지 포함해 내실화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 교육부와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기획처는 내국세 연동 방식에 따른 교부금의 급격한 변동성도 개편 사유로 제시했다. 교부금은 2021년 59조6000억원에서 2022년 76조원으로 27.6% 증가했다가 2023년에는 65조4000억원으로 14.0% 감소했다. 새 산식으로 급등락을 줄여 시·도교육청의 재정 운용 예측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교육부도 교부금 증가분으로 인건비 상승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교육부는 예산 편성 때 필수 운영비를 본예산에 우선 반영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교부금이 올해 본예산 71조7000억원에서 내년 78조9000억원으로 7조2000억원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정부 전망에 따르면 교부금은 2028년 84조3000억원, 2029년 90조1000억원, 2030년 92조7000억원으로 증가한다. 교육부는 2030년까지 연평균 5조원 이상, 연평균 6.6% 증가하기 때문에 기본 고정경비 상승분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다만 교육감협은 정부가 제시한 전망만으로는 제도 개편에 따른 영향을 판단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기존 내국세 20.79% 연동 방식과 새 산식을 각각 적용했을 때의 2027~2030년 연도별 교부금 규모와 누적 차액을 공개하라는 입장이다.
◆ 미래기금 교육계정 89.3% 대학·청년 배정
교부금 제도 개편을 통해 확보되는 재원은 미래대응기금 내 교육·인재계정에 편입된다. 내년도 교육·인재계정에는 총 4조9315억원이 배정됐다.
이 가운데 고등교육과 청년 지원에 투입되는 예산은 4조4046억원으로 전체 계정의 89.3%를 차지한다. 영유아 교육·보육에는 5269억원(10.7%)이 배정됐다. 유아·초·중등교육을 직접 지원하는 별도 항목은 제시되지 않았다.
정부는 교육·인재계정을 활용해 대학 경쟁력을 높이고 이공계·첨단분야 인재 양성과 청년 지원, 영유아 교육·보육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2028년부터 교부금 개편으로 마련되는 재원을 교육·인재계정에 적립하고 다른 계정으로 전출할 수 없도록 법률에 명시한다.
기획처는 내국세 20.79%에 해당하는 교육투자 의지는 유지하면서 초·중등교육에 집중됐던 재원을 영유아와 고등·평생교육까지 균형 있게 배분한다는 입장이다. 교부금이 전년보다 감소할 경우 미래대응기금에서 차액을 보전해 총액도 줄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교육감협은 법률에 따라 시·도교육청에 배분되는 교부금과 중앙정부가 관리하며 정해진 사업에 사용하는 미래대응기금은 성격이 다르다고 반박했다. 교육·인재계정 재원을 다른 계정으로 옮길 수 없도록 하는 것만으로 유아·초·중등교육 재정을 안정적으로 보장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협의회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과 미래대응기금법 제정이 함께 추진되는 만큼 기금법에 유아·초·중등교육의 안정적인 발전을 뒷받침하는 조항을 명시할 것을 촉구했다. 국회 심의 과정에서는 교부금 개편에 따른 중장기 재정 변화와 교육 단계별 기금 배분 구조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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