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서울회생법원이 홈플러스 회생계획안을 인가하면서 메리츠금융그룹이 홈플러스에 투입한 1조4000억원 규모 자금을 회수할 길이 열렸다. 다만 실제 회수까지는 자산 매각과 경영 정상화 등 넘어야 할 변수가 적지 않다.
3일 금융권과 유통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메리츠화재·메리츠캐피탈 등 메리츠금융 3사는 지난해 5월 홈플러스에 약 1조2000억원 규모의 선순위 대출을 실행했다. 메리츠증권 6551억2000만원, 메리츠캐피탈·메리츠화재 각각 2807억7000만원이다.
홈플러스는 부동산과 유형자산을 신탁재산으로 설정하고 메리츠금융 3사에 1순위 수익권을 담보로 제공했다. 메리츠금융은 회생절차 개시 당시 해당 담보가치를 약 5조원으로 평가하며 대출금 회수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실제 지난해 7월 홈플러스 신내점이 523억원에 매각됐을 당시 매각대금 전액이 메리츠금융에 상환됐다.
메리츠금융은 올해 7월 홈플러스 회생절차 유지를 위해 2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 금융)도 추가 지원했다. 기존 선순위 대출과 합치면 홈플러스 관련 자금은 단순 합산 기준 약 1조4000억원이다.
법원이 전날 회생계획안을 인가하면서 채권 회수 절차도 시작된다.
메리츠 계열사가 보유한 236억원 규모 담보신탁채권은 원금과 회생절차 개시 전 이자 전액을 인가일로부터 10일 이내 현금으로 변제받는다.
약 1조2000억원의 신탁담보채권도 일반 회생채권보다 앞서 상환된다. 홈플러스는 폐점 점포 가운데 자가점포 19곳을 2028년 2월까지 매각해 총 1조4192억원을 조달하고, 매각대금을 신탁담보채권 상환에 우선 사용할 계획이다.
유성점과 동광주점, 서면점은 매매계약이 체결됐으며 야탑점은 인수 희망자와 매각가격을 협의 중이다. 홈플러스는 19개 점포 매각대금으로 신탁담보채권을 전액 상환한다는 계획이다.
자가점포 매각은 홈플러스의 후속 자금조달과도 맞물려 있다. 메리츠 담보권을 우선 해소해야 나머지 자가점포를 담보로 신규 대출을 받아 공익채권 등 다른 채무를 변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추가 지원한 2000억원의 DIP 금융은 홈플러스가 추진하는 영업양수도 방식의 인수합병(M&A)이 성사될 경우 관련 약정에 따라 우선 상환된다. 메리츠의 자금 지원으로 한때 폐지 위기에 놓였던 홈플러스 회생절차가 재개돼 이번 인가까지 이어졌다.
회생계획 인가가 곧 메리츠의 자금 회수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기존 신탁담보채권의 핵심 변제 재원이 자가점포 매각대금인 만큼 점포 매각이 계획대로 이뤄져야 한다. 매각 대상 점포 상당수가 비수도권에 위치한 데다 대형마트 업황과 상업용 부동산 시장도 녹록지 않아 매각 일정과 가격이 변수가 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회생계획이 인가되면서 메리츠 입장에서는 채권을 어떤 재원과 순서로 회수할지에 대한 경로가 구체화됐다"며 "다만 대규모 담보채권의 실제 회수 속도는 홈플러스의 점포 매각과 향후 M&A 진행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yuny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