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저축은행 업계 1·2위를 다투는 SBI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이 올해 하반기 보험업과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업계 전반의 성장이 제한된 가운데 빅2의 경쟁축도 자산·대출 중심에서 종합금융 포트폴리오로 넓어지는 모습이다.
다만 전략의 결은 다르다. SBI저축은행은 교보생명 편입을 계기로 장기적으로 지방은행이나 인터넷전문은행 전환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있다. 반면 OK저축은행은 예별손해보험(옛 MG손해보험) 인수를 통해 저축은행·캐피탈 중심의 여신 사업을 비여신 영역으로 넓히는 데 무게가 실린다.
◆ SBI는 은행 전환·OK는 보험 확장…'종합금융' 전략 차별화
3일 금융권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지난 4월 교보생명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 계열사 간 시너지 확대에 나서고 있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SBI저축은행 지분 50%+1주를 약 9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뒤 올해 3월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변경 승인을 받아 4월 인수를 마무리했다.
SBI저축은행은 자산 14조원대의 업계 최대 사업자로 부산·울산·경남을 제외한 전국 5개 영업구역을 확보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인수 당시 SBI저축은행을 '지방은행급 인프라'를 갖춘 저축은행으로 평가했다.
특히 금융당국이 자산 20조원 이상 대형 저축은행의 지방은행 또는 인터넷전문은행 전환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은 SBI저축은행의 중장기 성장 경로와 맞닿아 있다. 교보생명 역시 SBI저축은행이 자산 규모와 영업 기반, 지배구조 측면에서 제도 변화에 가장 근접한 사업자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에 따라 SBI저축은행은 교보생명의 보험 역량과 고객 기반을 활용한 상품·채널 연계를 넘어 향후 제도 변화가 현실화할 경우 은행업으로까지 사업 영역을 넓힐 가능성이 있다. 보험·증권·자산운용을 보유한 교보생명 입장에서도 SBI저축은행은 그룹 내 여·수신 기능을 담당하는 핵심 축으로 자리 잡게 된다.
반면 OK저축은행을 핵심 계열사로 둔 OK금융그룹은 예별손보 인수를 통해 비여신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OK금융은 지난 7월 예별손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본계약 협상과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 후속 절차를 밟고 있다. 최종 인수가 마무리되면 OK저축은행·OK캐피탈에 손해보험사를 더해 저축은행·캐피탈·손해보험으로 이어지는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된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서는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의 강한 인수 의지가 작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금융권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의 지원 요청액을 다른 원매자들은 1조5000억원 이상을 요청한 반면 OK금융은 1조1500억원 이하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최 회장이 직접 인수전을 지휘하면서 과감한 조건을 제시한 것이 우협 선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최종 거래까지는 본계약 협상과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이 남아 있다. 예별손보가 부실 금융기관인 MG손해보험의 계약을 이전받은 가교보험사인 만큼 인수 이후 자본 확충과 경영 정상화도 과제다.
OK금융은 과거 예금보험공사가 관리하던 예주·예나래저축은행을 2014년 인수해 OK저축은행으로 출범시키고 한국씨티캐피탈을 인수해 OK캐피탈로 편입한 경험을 내세우고 있다. 부실 금융회사 인수와 정상화 경험을 손해보험업에서도 재현하겠다는 구상이다.
OK금융그룹 관계자는 "손해보험업이라는 새로운 영역인 만큼 향후 이어질 심사와 협상 과정에도 성실하게 참여해 그룹의 숙원인 종합금융그룹 도약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빅2 외연 확대에 업권도 기대…연계 영업·이미지 개선
저축은행업계에서는 보험과 저축은행의 결합 자체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현재 79개 저축은행에는 자산 10조원을 넘는 대형사부터 지역 기반의 중소형사까지 혼재돼 있어 회사별 규모와 사업 역량의 격차가 크다.
저축은행은 서민금융기관이라는 역할에도 고금리 대출이나 과거 대부업과 연계된 이미지가 여전히 남아 있는 만큼, SBI와 OK 등 대형사가 보험 등 다른 금융업권과 결합해 외연을 넓힐 경우 업권 전체의 이미지 개선과 경쟁력 제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평가다.
보험사와 저축은행은 고객 기반과 상품 특성이 달라 연계 영업을 확대할 여지도 있다. 보험 고객에게 저축은행의 예·적금과 대출 상품을 연결하거나 저축은행 고객에게 보험 상품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손해보험의 경우 부동산이나 공장 등을 담보로 대출할 때 화재보험 등 보험 수요가 발생해 기업·담보대출 영역에서 연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분석이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보험 계열과 저축은행 계열을 함께 보유하면 보험 고객과 여·수신 고객을 모두 확보할 수 있어 고객 기반의 폭이 훨씬 넓어진다"며 "SBI나 OK 같은 대형사가 외연을 넓히고 성장하면 저축은행 업권 전체의 이미지와 경쟁력을 높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yuny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