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에서 왜 떨어졌는지 모르겠습니다." "면접에서 무엇이 부족했는지에 대해 누가 좀 알려줬으면 좋겠습니다." 이러한 질문들은 청년과 중장년 구직자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자주 듣는 이야기다.
그래서 필자는 실제로 구직자에게 면접 피드백을 구체적으로 제공하는 공공기관 사례부터 찾아보았다. 고용노동부 '공정채용 가이드북(2025년)'에서 눈에 들어온 공공기관이 산림청 산하의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이었다. AI 면접을 도입한 이후 분석 결과 실제 대면 면접 평가와 상관관계가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면접은 약 15분 정도 진행된다. 구직자는 온라인 시스템에 접속해 카메라와 마이크를 점검한 뒤 AI 면접이 시작된다. 응시 환경을 확인하고 간단한 연습 문항을 거친 후 본 본격적으로 면접이 진행된다. AI는 답변 내용뿐만 아니라 의사소통 방식과 전달력도 함께 분석한다.
구직자는 지원하는 분야의 업무 역량을 확인하는 질문에 차례대로 답변을 하게 된다. 각각의 질문마다 답변 시간이 주어지고 답변은 영상과 음성으로 기록된다. AI는 답변 내용만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면접 과정에서 구직자의 의사소통 방식과 전달력 등을 함께 분석한다.
면접이 끝나면 결과도 상당히 구체적이다. 단순히 면접을 "잘했다", "못했다"를 알려주는 수준이 아니다. AI는 면접 태도와 의사소통 능력, 직무 적합도, 조직 적합도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구직자 개인별로 결과 보고서를 제공해 준다.
향후 구직자는 어떤 부분이 강점인지, 어떤 부분을 보완하면 좋을지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부족한 부분을 수정한 뒤 다시 연습하는 서비스도 제공해 준다.
이처럼 공공기관의 취업 지원 방식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AI가 구직자의 면접을 분석하고 부족한 부분을 찾아주는 시대가 되었으며, 사람을 평가하는 도구를 넘어 취업 역량을 높여주는 '취업 코치' 역할까지 수행하기 시작한 것이다.
과거에는 전문가에게 비용을 지급해야만 받을 수 있었던 구체적인 개인별 피드백을 이제는 AI가 제공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중요한 점은 실제 채용에서 면접관은 AI 면접 결과를 참고 자료로만 활용하고 행동기반면접(Behavioral Event Interview)과 직무 전문성을 질문 중심으로 구직자를 평가한다. AI는 어디까지나 구직자의 역량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면접 준비를 돕는 보조도구로만 활용되고 있다.
필자는 이 사례를 보면서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 '청년들은 이미 AI와 함께 면접을 준비하고 있는데, 대다수 퇴직한 중장년 구직자는 여전히 혼자 면접을 준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최근 만난 58세의 A 씨 사례도 비슷했다. 그는 대기업 생산관리 부서에서 30년 넘게 근무한 뒤 퇴직했다. 서류전형은 자주 통과했는데 면접에서 번번이 탈락했다. 그는 면접을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마다 '30년 경력이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예를 들어 면접관이 중장년 구직자의 '문제해결 능력'에 관한 경험을 묻고 있었는데, 그는 자신의 경력을 처음부터 끝까지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사용했다. '조직 적응력'을 확인하려는 질문에는 과거 직급과 담당 업무를 다소 장황하게 이야기했다. 풍부한 경험은 있었지만, 기업이 확인하고 싶은 역량과 직접적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이후 그는 생성형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지원 기업의 채용 공고를 입력하고 예상 질문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자신의 면접 답변을 입력한 뒤에는 "면접관이라면 이 답변에서 무엇을 더 궁금해할까?", "직무 적합성이 충분히 드러나는가?", "핵심만 1분 안에 다시 정리해 달라?"라고 반복해서 질문했다. 면접 답변은 점점 간결해졌고, 경험은 직무 역량 중심으로 재구성되기 시작했다.
결국 그는 중소 제조기업 생산관리 책임자로 재취업에 성공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AI는 제가 가진 경험을 기업이 잘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바꾸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중장년 구직자들 상당수는 과거 경력만을 생각하며 사전에 준비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면접은 연습이 필요하다.
면접에서 기업이 확인하는 것은 경력의 길이가 아니다. 그 경험을 지금의 조직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설명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AI는 바로 그 부분을 잘 도와준다. 채용 공고에서 기업이 강조하는 핵심 키워드를 분석하고, 예상 면접 질문을 만들어 준다. 그리고 구직자의 답변이 논리적으로 잘 전달되는지를 구체적으로 점검해 준다. 경력기술서와 자기소개서를 객관적으로 검토하는 것도 가능하다.
앞으로 정부와 공공기관의 역할도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청년층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AI 기반의 모의 면접과 디지털 취업지원 서비스를 중장년내일센터와 고용센터 등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중장년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취업 정보가 아니라 변화하는 채용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연습과 훈련의 장이 필요하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AI 면접 코칭과 생성형 AI 활용 교육을 함께 제공한다면 중장년이 재취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어쩌면 지금 당장 중장년 구직자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자격증이 아니라 수십 년 동안 쌓아온 경험을 다시 정리하고 변화한 채용 환경에 맞게 면접에서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에 대한 연습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AI는 그 과정을 도와주는 가장 가까운 취업 코치가 되어가고 있다.
*장욱희 박사는 현재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전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성균관대학교 산학협력단 교수와 숭실대학교 경영학부 조교수를 역임했으며, (주)커리어 파트너 대표이사로 재직했다. 방송 관련 활동도 활발하다. KBS, 한경 TV, EBS, SBS, OtvN 및 MBC, TBS 라디오 등 다수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고용 분야, 중장년 재취업 및 창업, 청년 취업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삼성SDI, 오리온전기, KT, KBS, 한국자산관리공사, 예금보험공사, 서울시설공단, 서울매트로 등 다양한 기업과 기관에서 전직지원컨설팅(Outplacement), 중장년 퇴직관리, 은퇴 설계 프로그램 개발 등의 업무를 수행했다. 또한 대학생 취업 및 창업 교육,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 정책연구를 수행하였으며 공공부문 면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나는 당당하게 다시 출근한다'라는 책을 출간했으며, '아웃플레이스먼트는 효과적인가?'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현재 인사혁신처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여가부 산하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비상임 이사로 활동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