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손님으로 위장해 단속에 나선 경찰관에게 적발된 마사지 업소 외국인 업주에게 대법원이 유죄를 확정했다. 위장 단속이 위법한 함정수사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외국인 A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벌금 1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2022년 6월부터 경기 군포시에서 마사지 업소를 운영하던 중 2023년 7월 27일 손님으로 위장한 B경찰에게 마사지 코스를 안내하고 종업원을 방으로 들여보내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B경찰이 손동작과 함께 "8만원에 유사성행위까지 되는 거냐"는 취지로 묻자, A씨는 고개를 끄덕이는 방식으로 응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쟁점은 경찰관의 위장 단속이 A씨에게 없던 범의를 일으킨 위법한 함정수사에 해당하는지였다. 외국인인 A씨가 경찰관의 특정 손동작 등이 유사성행위를 뜻하는 표현임을 정확히 이해했는지 등도 쟁점이 됐다.
1심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종업원이 특정되지 않았고, A씨가 외국인인 만큼 경찰관의 용어나 손동작을 정확히 이해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범죄 증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반면 2심은 1심을 뒤집고 A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A씨가 15년 이상 한국에 거주해 한국어 의사소통이 원활했고, 폐쇄회로(CC)TV 영상에 나타난 대화 내용 등을 종합하면 A씨가 방 안에서 유사성행위가 이뤄진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고 봤다.
또 성매매 또는 유사성행위가 이뤄질 우려가 있는 영업은 은밀하게 이뤄지고, 관련자들이 공통된 이해관계를 가져 증거 확보가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수사기관이 성매매 영업이 의심되는 장소에 손님으로 위장해 들어갔다는 사정만으로 위법한 함정수사라고 볼 수 없다고 봤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보고 A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성매매알선법 위반죄 및 함정수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은 성매매 의심 업소에 대한 경찰의 위장 단속이 곧바로 위법한 함정수사는 아니라는 원심 판단을 대법원이 수긍한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