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LG전자가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핵심 장비인 '하이브리드 본더'와 양자컴퓨터를 미래 선행 연구 분야로 공식화했다. 가전과 전장, 냉난방공조(HVAC) 등 기존 주력 사업을 넘어 AI 반도체 장비와 차세대 컴퓨팅 기술까지 연구 영역을 확대하며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1분기 분기보고서에서 처음으로 최고기술책임자(CTO)부문이 하이브리드 본더 등 반도체 제조용 장비를 포함한 중장기 핵심기술을 선행 연구개발하고 있다고 명시했다. 지난해 9월 LG전자가 국책과제를 통해 'HBM용 하이브리드 본더'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사실이 알려진 바 있지만, 분기보고서를 통해 관련 기술 개발을 공식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이브리드 본더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차세대 AI 반도체 패키징 공정에서 반도체 칩을 초정밀로 직접 접합하는 장비다. 기존 열압착(TC) 본딩보다 더 높은 집적도와 전력 효율 구현이 가능해 차세대 HBM 공정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이 HBM 경쟁을 확대하면서 관련 장비 시장도 성장 가능성이 큰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인사이트에이스 애널리틱(InsightAce Analytic)은 글로벌 하이브리드 본딩 시장 규모가 지난해 1억6885만 달러(약 2300억원)에서 오는 2035년 12억5800만 달러(약 1조7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평균 성장률(CAGR)은 22.4%다.
현재 HBM 적층 공정에는 열압착 방식인 TC 본더가 주로 사용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차세대 제품인 HBM4E 이후부터 하이브리드 본딩 적용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TC 본더 시장은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 등이 주도하고 있다.
LG전자는 관련 국책 과제에도 참여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인하대, 경북테크노파크, 중소 장비업체 등과 함께 HBM용 하이브리드 본더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목표 시점은 2028년 양산 검증, 2030년 사업화다.
하이브리드 본더 개발은 생산기술원(PRI)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기술원은 스마트팩토리와 산업용 자동화 장비, 디스플레이·배터리 공정 장비 등을 개발하며 정밀 제어 기술을 축적해왔다. 최근에는 HBM용 하이브리드 본더와 유리기판(TGV) 장비, 반도체 검사 장비 등 차세대 제조 기술 연구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LG전자는 이번 분기보고서에서 양자컴퓨터와 인공위성 부품 연구도 함께 언급했다. 회사는 연간 4조원 이상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하고 있으며 국내외 약 10만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지난해 11월 프랑스 양자컴퓨팅 기업 파스칼(Pasqal)과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산업용 양자 알고리즘과 중성원자 기반 양자컴퓨팅 기술 공동 연구에 나섰다. 양사는 복합 물리 시뮬레이션과 최적화, 소재 개발 등에 활용할 양자 알고리즘을 공동 개발하고, 광학·전자 모듈 등 양자컴퓨터 핵심 부품 기술 협력도 추진 중이다.
LG전자는 "각 사업본부 산하 연구소는 단기간 내 출시되는 제품 및 기술을 집중 개발하고, CTO부문에서는 AI, 양자컴퓨터, 인공위성 부품, 그리고 하이브리드 본더와 같은 반도체 제조용 장비를 포함해 중장기적인 핵심기술을 선행 연구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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