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한국은행이 이번 주 신현송 총재 취임 후 첫 기준금리 결정 회의를 진행한다. 물가 상승 압력과 대외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금리 인상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즉각적인 조정보다는 일단 동결하되 명확한 인상 신호를 제시하는 '매파적 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신 총재는 오는 28일 취임 후 첫 기준금리 결정을 위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를 개최한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5월 이후 7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1년째 연 2.5%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중동 전쟁에 따른 글로벌 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국내 물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전월 대비 2.5%를 기록했다. 이는 1998년 2월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6.9% 상승했으며, 이 역시 2022년 10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생산자물가 상승은 소비자물가에도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했다. 이는 1년 9개월 만의 최고치로, 한국은행의 물가 목표치(2%)를 0.6%포인트 웃돈다.
문제는 중동 전쟁 여파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진행 중이지만, 아직 본격적인 '평화 국면'은 가시화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국제 유가는 지난 2월 배럴당 평균 68.4달러에서 3월 128.5달러로 급등한 이후 4월과 5월에도 100달러를 웃돌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장기금리 상승으로 국내 외환 및 채권시장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기준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요인이다.
지난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601%로 연중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30년물 금리는 5%대로 상승했다. 일본 10년물 국채금리 역시 2.8%까지 올랐으며, 30년물은 사상 처음으로 4%대를 넘어섰다. 이러한 영향으로 달러/원 환율은 1500원을 돌파했다.
한국은행 내부에서도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강조하는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유상대 부총재는 이달 초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서 "금리 인하를 멈추고 인상을 고려할 시점"이라고 밝혔고, 지난 15일 취임한 김진일 금통위원도 "적정 기준금리는 평균이나 중앙값보다 약 0.125%포인트 높은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신 총재 역시 지난달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중동 사태가 장기화돼 인플레이션에 반영될 경우 통화정책의 역할이 필요하다"며 선제적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다음 주 열리는 5월 금통위에서 즉각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인플레이션 압력과 수출 호조 등을 고려할 때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지만,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점차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금리 인상 사이클이 시작되면 단기간 내 재조정이 어렵다는 점에서, 신 총재 취임 후 첫 금통위에서는 금리를 동결하되 명확한 인상 신호를 제시하는 '매파적 동결'이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신한투자증권은 "5월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2.5%로 동결하되, 인상 소수의견 1명을 예상한다"며 "6월 점도표에서는 1차례 인상 전망이 중간값을 형성하고, 2차례 인상 의견도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키움증권 역시 "새 총재가 주재하는 첫 회의인 만큼 금리 조정보다는 대내외 경제 여건 점검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크다"며 "한국은행이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2%에서 2% 중반대로 상향할 경우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peterbreak2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