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미·이란 협상 관련 뉴스가 장중 내내 뒤섞이는 가운데 미국 증시가 반도체를 중심으로 강세를 이어가고 있어, 국내 증시 역시 높은 변동성 속에서도 주도 업종 위주의 숨 고르기가 이어질 것이란 진단이 나왔다. 한지영·유지윤 키움증권 연구원은 22일 리포트에서 "뉴스플로우에 일일이 반응하기보다는 '확전 억제 + 협상 진전 → 종전 혹은 수습'이라는 기존의 베이스 시나리오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두 연구원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장 초반 이란의 우라늄 방출 반대 보도, 엔비디아 하락(-1.8%) 등으로 약세를 보였지만, 이후 이란 측 부인 입장과 미 국무장관의 협상 진전 발언이 전해지며 반도체를 중심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이번 주 들어 발표된 물가 지표뿐 아니라, 일본 4월 CPI 같은 '마이너급' 지표까지도 시장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배경 역시 미·이란 전쟁에서 파생된 불확실성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들은 "Fed Watch 상 올해 12월 FOMC 금리 인상(확률 42% vs 동결 39%)이 컨센서스로 반영되고 있는 연준의 긴축 우려 역시 동일한 줄기에서 파생된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과 이란의 최종 합의문 도출이 가까워지는 등 양국 간 의견 차이가 좁혀지고 있다는 점은 안도감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는 전일 미·이란 협상 진전 기대와 엔비디아 어닝 서프라이즈, 삼성전자 노사 잠정합의 등 대내외 호재가 겹치며 역대급 폭등을 연출했다. 코스피는 8.4%, 코스닥은 4.7% 각각 급등했다. 두 연구원은 "코스피는 역대급 폭등을 또 한차례 연출하면서 최근의 급락분을 상당 부분 만회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다만 "코스피(8.4%) 성과 상회 업종이 디스플레이(15.8%), 자동차(14.4%), IT가전(12.6%), IT하드웨어(11.6%), 반도체(9.7%) 등 6개 업종에 불과한 점도 특징적인 부분"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코스피는 8%대 급등 여파로 장 초반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된 뒤, 미·이란 협상 뉴스플로와 다음 주 월요일 국내 휴장에 따른 관망심리가 겹치며 중립적인 흐름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리포트는 "5월 내내 문제 제기가 됐던 소수 업종 쏠림 현상이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추후에도 '쏠림 업종의 일시적인 차익실현 물량 → 급격한 주가 되돌림 → 증시 전반에 걸친 변동성 확대' 등의 잠재적인 부작용에 재차 노출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주도 업종 쏠림을 일방적으로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고 평가했다. 두 연구원은 "지금의 수익률 쏠림 업종에는 단순 내러티브만 존재하는 주도 업종 이외에도, 반도체, IT 하드웨어 등 이익 체력이 높은 주도 업종도 포함된 점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며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국면에서는 그 부정적인 충격을 상쇄시킬 수 있는 동력이 실적이라는 점에서 이 같은 주도주 쏠림현상을 오로지 나쁘게만 볼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14일 고점 이후 4거래일간 코스피가 약 10% 조정받는 동안, 반도체(-9.0%)와 IT하드웨어(-0.3%) 등 AI 밸류체인 주가가 상대적으로 선방한 점도 사례로 제시했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의 매도 일변도도 일부 완화되는 신호가 감지된다고 봤다. 두 연구원은 "이달 일평균 5조7000억원 순매도를 했던 외국인이 전일에는 2000억원 순매도에 그친 가운데, 이 중 10거래일 연속 순매도로 일관했던 반도체(2750억원), IT하드웨어(410억원)는 순매수로 전환했다는 점도 눈에 띄는 요인"이라며 "당분간 변동성 관리 차원에서 일정 부분 현금확보하는 헤지 전략의 필요성은 대두될 수 있겠으나, 반도체, IT하드웨어 등 AI 밸류체인과 같은 주도주 비중을 줄이는 작업은 후순위로 설정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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