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삼성전자 노사의 사후조정이 끝내 결렬되면서 총파업에 따른 경제적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측은 "어떠한 경우에도 파업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추가 대화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안에 동의했음에도 사측이 결단을 내리지 않았다며 예정대로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는 오는 21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노조는 사후조정 과정에서 중앙노동위원회가 제시한 조정안에 동의했지만 사측이 "의사결정이 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반복하며 조정이 종료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노조 요구를 그대로 수용할 경우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경영 원칙이 흔들릴 수 있다며 협상 결렬 책임을 노조의 과도한 요구로 돌렸다.
이에 따라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실제 어느 정도의 생산 차질로 이어질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18일간의 총파업으로 반도체 제조 공정이 전면 중단될 경우 직간접 손실이 총 100조원 규모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반도체 생산라인이 24시간 가동을 전제로 설계된 초정밀 공정인 만큼 가동 중단 자체가 막대한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피해 추산의 근거로는 지난 2018년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정전 사례가 있다. 당시 28분간 라인 가동이 중단되며 약 500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를 단순 환산하면 하루 손실은 약 2조6000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18일간 생산 라인이 멈출 경우 직접 피해만 40조원을 웃돌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국은행도 총파업을 주요 거시경제 리스크로 보고 영향 점검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한은은 18일간 총파업으로 메모리 반도체 생산라인이 전면 중단되고 정상화까지 약 3주가 걸리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반도체 생산 차질 규모가 약 30조원에 이르고, 올해 경제성장률을 최대 0.5%포인트 끌어내릴 수 있다고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 17일 김민석 국무총리도 대국민 담화를 하면서 '100조원 피해' 우려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법원의 가처분 결정도 변수다. 수원지법은 쟁의행위 기간에도 안전보호시설과 시설 손상 방지, 웨이퍼 변질 방지 작업 등을 평시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전면 셧다운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재판부는 반도체 시설 손상이나 제품 변질로 인한 생산 차질이 자동차·가전·정보통신 등 관련 산업 생산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업계에서는 파업이 단기간에 끝나더라도 충격이 파업 기간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고 본다. 반도체 공정은 중단 이후 재가동과 품질 안정화에 시간이 걸리는 데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파운드리 등 첨단 제품은 고객사 납기와 신뢰가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생산 차질이 현실화할 경우 단순 매출 손실을 넘어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와의 협력, AI 반도체 공급망 내 위상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추가 조정 또는 노조와의 직접 대화를 통해 마지막까지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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