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KT그룹 계열 부동산 개발사 KT에스테이트가 새 수장을 맞았다. KT 재무 라인에서 경력을 쌓아온 김영진 신임 대표가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재무 안정성과 사업 관리 강화에 무게가 실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근 KT그룹 안에서 KT에스테이트의 실적 기여도가 확대되면서 재무구조 관리 필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에 그룹 차원의 재무 통제 및 리스크 관리 강화 기조가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 KT에스테이트 수장 교체…'재무 전문가'로 무게추 이동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김영진 KT에스테이트 대표가 임기를 시작했다. 김 대표는 1967년생으로 고려대 경영학과 학사와 서울대 정책학과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KT 재무실, 가치경영실, 시너지경영실, 비서실 등에 몸 담았다. 2020년에는 경영기획 부문 전략기획실장 및 재무실장 등을 맡았다.
2024년 KT에스테이트로 자리를 옮겨 경영기획총괄로 일했다. 지난 3월 KT그룹 정기 인사에서 부사장 승진 대상에 포함됐다. 김영진 대표가 직전까지 수행하던 KT에스테이트 경영기획총괄에는 배한철 전 KT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선임됐다. 김영진 대표의 임기는 3년 안팎으로 예상된다.
최근 5년간의 전 대표들과 비교하면 '부동산'보다 '재무' 분야 전문성이 부각되는 이력이다. 직전까지 KT에스테이트를 이끌었던 김승환 전 대표는 한양대 건축공학과 출신이다. GS건설에 입사해 건축수행본부장 등으로 일했다. 이후 2019~2023년 LG 계열 건설사업관리(CM) 기업 D&O CM에서 대표이사를 지냈다.
2021년 초부터 2024년 말까지 대표직을 맡았던 최남철 전 대표는 고려대에서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MBA 석사를 취득했다. 1988년 삼성물산에 입사해 주택공사팀장, 하이테크팀장, 빌딩사업부장 등을 역임했다. 2018년 삼성물산 건설부문 부사장으로 임명됐다.
◆ 유휴부지 개발 넘어 투자·분양 확대…그룹 내 기여 커져
KT그룹에서는 KT에스테이트의 재무적 역량을 강화할 필요를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KT에스테이트는 2010년 그룹이 보유한 유휴 부지의 개발 및 수익화를 목적으로 설립됐다. 그러나 내부 자산 활용만으로는 성장의 한계가 있다는 점을 감안해 2020년대 들어 사업 영역을 적극 확대해 왔다. 부동산 투자, 자체 분양, 기업형 임대주택 시행, 호텔 운영 등이다.
각 사업 부문에서 고른 성과를 내면서 KT그룹 내에서 KT에스테이트의 실적 기여가 커졌다. 지난해 KT에스테이트의 영업수익은 7193억원으로 전년(6205억원) 대비 15.9% 증가했다. 특히 부동산 분양수익의 경우 1420억원으로 전년(781억원) 대비 81.8% 성장했다. 지난해 KT가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겪었음에도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한 요인 중 하나로 KT에스테이트의 실적 기여가 꼽혔다.
부동산을 바라보는 KT그룹의 시각도 달라졌다. 지난해 3월 김영섭 KT 전 대표는 KT에스테이트가 운영하는 호텔의 매각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통신업 본업과 '결'이 다른 비핵심 자산은 적기에 유동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다만 호텔 사업의 안정적인 수익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주들의 반대가 이어지면서 매각 계획이 동력을 잃었다. 부동산 사업에 대한 인지가 단순 자산 처분을 통한 일회성 수익 확보를 넘어, 지속 가능한 수익원을 창출하는 영역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KT에스테이트에는 신규 부동산 사업을 발굴·확대하는 역할이 더욱 강조되는 분위기다. 실제 KT에스테이트는 옛 KT 전화국 부지를 활용한 개발을 넘어 신규 부지 매입에 나서고 있다. 토지 확보 단계부터 수천억원 규모 자금 조달이 필요한 사업 구조상 재무 관리 역량의 중요성도 한층 커졌다. 앞서 강서구 마곡동 오피스 지분 투자 등을 비롯한 사업 확대 과정에서 지난해 KT에스테이트의 총 부채가 1조5348억원에 달한 상황이다.
◆ KT 재무·전략라인 이사회 배치…그룹 차원 관리 기조 유지
이사회 구성도 주목된다. 김영진 대표와 같은날 기타비상무이사 2인과 감사 1인이 선임됐다. 기존 기타비상무이사(박효일 KT 전략실장·장민 KT 재무실장)와 감사(노승민 KT 감사실 2담당)의 임기가 만료되면서다. 민혜병 KT 재무실장(CFO)과 강현구 KT 전략실 그룹시너지담당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인욱 KT 소상공인사업담당이 감사로 낙점됐다. 기타비상무이사 임기가 2027년 3월로 예정된 서정현 KT 법무실 법무컨설팅그룹장은 직을 유지하고 있다.
KT에스테이트는 사외이사를 두고 있지 않다. 2015년 이완수변호사법률사무소의 이완수 변호사가 사외이사로, 2018년 양희천 전 대검찰청 사무국장이 감사로 선임된 사례 등을 제외하면 이사회는 대부분 KT그룹 소속으로 구성돼 왔다. 모든 KT 계열사가 동일한 구조를 갖춘 것은 아니다. KT가 KT에스테이트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그룹 차원의 직접적인 관리 기조가 보다 강하게 반영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KT에스테이트에 대한 그룹의 재무 관리·통제 기조가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인사에서 대표에 KT 내부 출신 재무통이 선임된 데다, 올해도 이사회 전원이 KT 본사 소속으로 구성되면서다. 특히 KT와 계열사간 소통을 주도하는 강현구 그룹시너지담당이 이사회에 포함되면서 두 기업간 전략 연계가 더욱 공고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KT에스테이트 관계자는 향후 사업 전략에 대해 "시장상황에 맞는 선별적 수주로 안정적인 성장 구조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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