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키움증권은 13일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컨센서스 상회와 반도체주 차익실현 압력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국내외 증시가 높은 변동성 속에 약세 흐름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익과 밸류에이션 등 본질적인 상승 동력은 훼손되지 않은 만큼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밸류체인주 중심의 비중 확대 전략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간밤 미국 증시는 4월 CPI 컨센서스 상회에 따른 10년물 금리 상승, 달러 강세, 미국·이란 협상 불안에 따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00달러 재진입 등 대외 불확실성이 마이크론(-3.7%), 샌디스크(-6.2%), 인텔(-6.8%) 등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약세 압력을 키우면서 혼조세로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0.1% 올랐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0.1%, 0.7% 하락했다.
4월 소비자물가는 헤드라인과 코어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8%, 2.8%로 집계되며 컨센서스인 3.7%, 2.7%를 웃돌았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헤드라인 CPI 상승의 대부분이 에너지 품목의 급등에서 주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품목 상승률은 3월 12.5%에서 4월 17.0%로 높아졌다. 다만 항공료(14.9%→20.7%), 의류(3.4%→4.2%) 등 여타 품목에서도 유가 및 관세 인상 여파로 물가 상승 압력이 나타난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 연구원은 이날 밤 발표 예정인 미국의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에 대한 시장 민감도가 높아질 것으로 판단했다. 헤드라인 PPI 컨센서스는 5.0%로, 3월 4.0%를 웃돈다. 한 연구원은 "PPI는 시차를 두고 CPI에 영향을 주며, 시장에서도 이번 PPI 소화 이후 인플레이션 경로를 재설정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일 코스피는 장 초반 7999포인트(pt)까지 급등한 뒤 트럼프의 전쟁 재개 가능성 시사, 미국 금리 상승 부담 속 차익실현 물량 출회로 장중 5% 넘게 급락했다. 이후 개인의 6.6조원대 순매수에 힘입어 낙폭을 일부 만회하며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2.3% 하락 마감했다.
오늘(13일)도 미국 4월 CPI 컨센서스 상회,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3%대 약세, 달러/원 환율 1490원대 재진입 등 미국발 부담 요인으로 하락 출발이 예상된다. 한 연구원은 다만 전일을 포함한 단기 급락에 따른 '조정 시 매수(Buy the dip)' 수요가 장중 유입되면서 낙폭을 만회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인 VKOSPI의 급등이다. 12일 VKOSPI는 70.1pt로 지난 3월 전쟁발 증시 폭락 사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고점은 미국·이란 전쟁 시작 직후인 3월 4일 기록한 80.3pt다. 이는 2010년 이후 VKOSPI 평균치인 17~18pt를 큰 폭으로 웃도는 수준으로, 미국 S&P500 변동성 지수(VIX)가 현재 20pt대 초반에서 평년 수준을 유지하는 것과 뚜렷이 대비된다.
한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변동성 확대가 반도체 등 소수 업종 쏠림 현상과 상승 소외 공포(FOMO) 확산 등 국내 고유 요인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더 크게 받은 결과라고 진단했다. VKOSPI를 일간 변동성으로 환산하면 현재 70pt대 수준은 향후에도 일간 ±4%대의 주가 등락률을 의미하는 만큼 당분간 일간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럼에도 한 연구원은 이를 비관적으로만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 연구원은 "단순히 '변동성 확대=주가 약세'로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며 "지금은 주가 상승 속도 자체가 부담일 뿐, 이익, 밸류에이션, 개인의 증시 참여 확산(머니무브) 등 본질적인 상승 동력은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 시, 반도체 등 AI 밸류체인주를 중심으로 한 주식 비중 확대 전략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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