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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멈춘 동탄트램·서부선에…"교통 호재 아닌 불신만 가득"

기사등록 : 2026-01-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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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올려도 참여 '미지수'
동탄트램·서부선 동반 난항
민자 도시철도 연달아 위기
"공사비 현실화 없인 표류 반복될 것"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공사비 급등 여파로 수도권 철도 사업이 잇따라 표류하면서, 인근 부동산 시장의 기대감도 빠르게 식고 있다. 서울 서부선 경전철과 동탄 트램은 모두 지역의 핵심 교통 대책으로 꼽혀 왔지만, 시공사 이탈과 반복된 입찰 실패로 착공 시점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공사비 현실화와 민간투자사업 구조에 대한 전면적인 손질 없이는 이 같은 표류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탄트램 노선도 [사진=경기도]

◆ 철도 건설에 답 없는 건설업계… 시공사 구하기 '첩첩산중'

8일 업계에 따르면 화성시는 최근 건설업계를 대상으로 동탄 트램 사업설명회를 열고 입찰 조건과 향후 추진 방향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DL이앤씨, 태영건설, 쌍용건설, 두산건설, 한신공영 등 주요 건설사를 포함해 15개 업체가 참석했다. 수렴된 의견을 바탕으로 공사 기간 재설정과 입찰 조건 개선에 착수해 다음 달 신규 입찰을 추진할 계획이다. 

동탄 트램은 화성시·수원시·오산시가 공동 추진하는 총길이 34.2㎞의 도시철도 사업이다. SRT와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가 지나는 동탄역을 비롯해 병점역, 망포역, 오산역 등을 연결하는 노선이다. 36개 정거장과 차량기지 1곳을 짓게 된다.

해당 사업은 2009년 광역교통개선대책에 처음 반영된 이후 장기간 답보 상태에 머무르다 2019년 국토교통부의 도시철도망 구축계획 고시로 본격 추진이 시작됐다. 2021년 기본계획이 수립됐지만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연이어 유찰을 겪다 지난해 3차 입찰에서 DL이앤씨가 단독 참여하며 착공 희망이 보였다.

문제는 공사비 조정이다. 당초 화성시는 6114억원의 공사비를 제시했으나 너무 낮다는 업계 요청에 6834억원으로 11.8% 증액했다. DL이앤씨는 이 금액마저도 수익성을 보증하긴 어렵다는 이유로 지난달 사업 참여를 철회했다.

서울 서북·서남권의 핵심 교통 대책인 서부선 경전철도 비슷한 상황이다. 서부선은 서울 은평구 새절역에서 관악구 서울대입구역까지 16.2㎞를 잇는 민자 도시철도로, 서울 지하철 1·2·6·7·9호선으로 환승이 가능해 서북권 주민들의 숙원사업으로 꼽혀왔다.

2021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두산건설 컨소시엄에는 GS건설, 롯데건설, 계룡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이 참여했다. 사업이 본격적으로 미뤄지기 시작한 건 2023년 현대엔지니어링에 이어 2024년 GS건설까지 사업 포기를 선언하면서부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원가율이 급등하며 사업성이 크게 악화된 영향이 컸다.

그 사이 기획재정부 민자사업심의회를 거쳐 총사업비가 1조5141억원에서 1조5783억원으로 4.2% 증액됐지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1년 넘게 출자자를 확보하지 못하자 두산건설과 서울시는 개별 면담과 사업설명회까지 진행했지만 뚜렷한 성과는 없는 상황이다. 서울시는 출자자 모집이 계속 지연될 경우 재공고나 재정사업 전환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부선 경전철 노선도 [사진=서울시]

◆ 교통 호재 힘 빠지자 부동산도 관망세…"민자사업 구조 한계"

도시철도 사업이 장기간 표류하면서 인근 부동산 시장에서도 교통 호재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착공과 개통 일정이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대감이 선반영됐던 지역을 중심으로 매수 심리가 빠르게 식는 모습이다.

서부선 경전철 개통 기대가 컸던 관악구와 은평구 일대는 최근 들어 거래가 눈에 띄게 줄었다. 지난해 공사비 조정과 함께 착공 가능성이 거론되던 시기에는 일부 단지에서 호가가 오르거나 거래가 성사되기도 했지만, 시공사 이탈 이후에는 다시 관망세가 짙어졌다. 

은평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서부선 얘기가 나올 때마다 문의는 있지만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착공 시점이 계속 미뤄지다 보니 교통 호재를 이유로 바로 매수에 나서는 수요는 거의 사라졌다"고 말했다.

동탄2신도시의 경우 서부선과는 다소 다른 양상이다. 동탄 트램이 내부 이동성을 크게 개선할 것이란 기대가 이미 수년 전부터 가격에 반영된 만큼, 최근 유찰과 사업 표류 소식에도 시장 반응은 제한적인 편이다. 호재가 유지돼서라기보다, 이미 기대감이 충분히 소진됐다는 의미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탄2신도시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지금은 트램보다 금리나 경기 흐름을 더 중요하게 보는 분위기라, 사업이 지연돼도 단기적인 가격 변동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건설업 침체 국면에서 민간투자사업의 구조적 한계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공사비가 늘어날 경우 추가 비용 부담을 민간 사업자가 떠안는 구조인 데다, 사용료 산정 시 소비자물가지수(CPI)만 반영돼 급등한 건설 원가를 충분히 회수하기 어렵다는 점이 반복적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상욱 한양대 교수는 "국내 민간투자 사업에는 성과 기반의 명확한 인센티브 제도가 부족하다"며 "운영 성과 개선에 따른 추가 수익이나 투자금 회수 기회를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건설사 참여 유인이 생긴다"고 말했다.

철도 신설사업 지연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초기 경제성 검토 단계부터 보다 면밀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교통연구원 관계자는 "철도 사업은 단일 노선만으로는 경제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인접 지역의 철도 계획을 묶어 수요를 키우는 방식 등 사업 구조를 유연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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