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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언론·종교·사법부 '입틀막'...뭐에 그리 쫓기나?

기사등록 : 2026-01-05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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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이 정권은 헌법에 대한 존중이 보이지 않는다." 최근 정부 여당이 추진하는 여러 법안을 취재하는 중에 들은 어느 법학자의 말이다.

이른바 '입틀막 법'으로 불리고 있는 정보통신망법 일부개정법률안(개정안)은 발의 초부터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지적이 한국신문협회, 시민단체들로부터 쏟아졌다. 법안이 규정하는 '폭력이나 차별을 선동하는 정보, 혹은 증오심 조장' 범위가 지나치게 추상적이며 모호하고, 허위조작정보에 대해 최대 5배의 징벌적 손해배상과 최대 10억원 이하의 과징금 부과가 언론의 비판 기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조준경 기자

언론은 권력 4부라고도 불린다. 입법·사법·행정이 분립한 형태로 존재하려면 언론의 감시와 견제를 받아야 한다. 언론 보도의 허위조작 여부는 단기간에 판단할 수 없다. 권력형 비리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담론을 형성하는 것도 언론의 역할이다.

대형 언론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면 군소 언론부터 유튜브 같은 1인 미디어가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사건을 파헤칠 수도 있다. 그러나 개정안대로라면 이들은 의혹 제기 한 번을 위해 인생을 걸어야 한다. '언론과 표현의 자유' 침해 위헌성 논란이 나오는 이유다.

개정안의 처리 과정과 속도도 정상적이지 않다. 지난해 10월 23일 발의되고 12월 10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검토·심사 보고서 없이 통과했다. 당초 12월 22일 국회 본회의 상정 예정이었지만 비판이 거세지자 상정 일정을 미루며 '땜질' 수정을 했으나 바뀐 게 딱히 없다.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자 미국 국무부가 나서서 '표현의 자유' 훼손에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일각에선 이러한 법안에 대해 대통령 거부권을 기대하지만, 대통령의 발언을 보면 '언론 입틀막' 보다 한술 더 뜬 '종교 입틀막' 논란이 나오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일 국무회의에서 "정교분리는 정말 중요한 원칙인데 이를 어기고 종교재단이 조직적·체계적으로 정치에 개입한 사례가 있다"며 "이는 헌법 위반 행위이자,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정교분리(政敎分離)'는 종교의 정치 참여 금지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종교는 인간의 삶을 다루고 있다. 그렇기에 종교가 잘못된 정치에 가하는 비판과 적극적인 정치 참여는 외국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혹자는 '정교분리'가 오역된 단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유진오 전 고려대 총장이 제헌헌법 초안을 작성할 때 참조했던 '우드윌 헌법초안'과 '조선 인민의 권리에 관한 포고'의 영어 원문에는 '종교와 정치의 분리(separation of religion and politics)'라는 문구는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교회와 국가의 분리(separation of church and state)'만 규정돼 있다. 즉 과거 유럽에서 국왕이 특정 교단을 밀어주던 행태를 신생국 미국에선 답습하지 않기 위해 만들어낸 '국교부인(국가는 특정 종교를 가지지 않는다)' 원칙이 잘못 번역됐다는 주장이다.

여당발 '입틀막 법'은 또 있다. 한병도 의원이 지난달 24일 대표발의한 '정당법 개정안'은 종교 시설 내에 정당 사무소를 설치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 교회 내에 사무실을 둔 정당은 보수 개신교 성향의 자유통일당이 있는데, 이 법이 특정 정당을 표적으로 삼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달 2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내란전담재판부 특별법'은 사법부 독립과 국민 기본권을 훼손할 것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나치 독일에서나 있을법한 정치 재판을 하려는 의도가 보인다는 지적이다. 우리 사법제도가 사건 배당을 무작위·전산 배당으로 운영하는 이유는 정치 개입을 차단하고 피고인이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려는 목적이 있다.

관련 법안에 전국법관회의가 비판 견해를 내놓자 여당은 "국민 눈높이와 동떨어진 결정"이라고 반박했다. '떼법'도 법이다만, 그건 과거 공산 혁명 때나 통용되던 인민 민주주의다.

이러한 위헌적 '입틀막 법'과 '사법 독립성 훼손' 법안의 막무가내식 강행을 두고 일각에선 정부 여당이 무언가에 쫓기고 있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현직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나 명징하게 해소되지 않은 제21대, 22대 총선 부정선거 의혹 등에 재갈을 물리려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개정안이 시행되기 전이라 미리 써 놓는다. 

calebca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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