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내년 정국의 최대 변수는 두 개의 특검이다. 3대 특검의 후속인 2차 종합특검과 '통일교 특검'이다. 특검의 수사 상황에 따라 정국이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내년 6월 지방선거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2차 종합특검과 '통일교 특검'이 가시화하고 있다. 종합특검은 민주당이 단독으로 밀어붙이고 있어 내년 초 도입이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통일교 특검'은 수사 대상과 추천 방식을 놓고 이견이 커 조속한 출범을 장담하기 어렵다. 일각에서는 통일교 특검이 여야의 대립으로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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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12.11 pangbin@newspim.com |
특검 수사의 범위와 특검 추천 방식 등을 놓고 이견이 크기 때문이다. 야당 일각에서는 여당이 도입을 약속해 놓고 지루한 쟁정을 이유로 무산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상당하다. 민주당이 여론을 의식해 수용한 만큼 가능성은 낮다.
야당이 '통일교 특별검사법(특검)'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들고 나온 배경이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3일 논평을 통해 "민주당까지 수용 입장을 밝힌 이상, 더 이상 미룰 이유도 조건을 붙일 명분도 없다"면서 "즉시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해 지체 없이 처리해야 한다"고 했다.
최 대변인은 "민주당은 그동안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일축해 온 통일교 특검을, 여론이 악화되자 이제 와 '민심을 살피다 수용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면서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이 공동 제안했고, 이재명 대통령 역시 '여야와 지위고하를 막론한 엄정 수사'를 지시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최 대변인은 "양당이 합의한, 정치권의 이해관계로부터 독립된 제3자 추천 방식을 통해 공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조건 없는 수용, 제3자 추천 특검, 즉각적인 패스트트랙 처리, 이 세 가지가 갖춰질 때에만, 통일교 특검은 국민 앞에서 최소한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이에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통일교 특검은 이미 결론이 난 사안으로, 즉시 추진할 수 있다"며 "방향도 분명하고 흔들릴 여지는 없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의혹이 중대한데 시간을 끌면 진실은 흐려지고 증거는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그래서 속도가 곧 정의"라고 했다.
이어 "일부에서는 이러다가 흐지부지될 것이라고 말하는 분들도 있다"면서 "이는 책임을 회피하려는 사람들의 헛된 기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특검법을 최대한 빨리 준비해 처리하겠다"며 "정교 유착의 전모를 하루라도 빨리 드러내겠다. 성역은 허용하지 않겠다. 여야도, 지위도 예외가 될 수 없다"고 했다.
여야 모두 조속한 처리를 다짐했지만 수사 범위와 특검 추천 방식을 둘러싼 이견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조기 처리를 강조했지만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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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12·3 윤석열 비상계엄 등에 대한 전담재판부 설치 및 제보자 보호 등에 관한 특별법안(대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2025.12.23 pangbin@newspim.com |
특검 정국의 향방은 알 수 없다. 종합특검은 양날의 칼이다. 민주당은 선거 전략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수사 기간을 최대 170일로 정한 것은 지방선거까지 끌고 가겠다는 의미다. 관건은 성과다. 수백억 원을 들여 3대 특검을 한 상황에서 이뤄진 추가 특검이라는 점에서다. 새로운 의혹을 밝혀내는 상당한 성과가 나온다면 당연히 여권에 유리할 것이다. 선거에 활용하겠다는 당초 전략이 맞아떨어지는 셈이다.
반대의 결과도 상정해 볼 수 있다. 3대 특검이 샅샅이 훑은 상황에서 새로운 결과물이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없지 않다. 만에 하나 성과가 미흡할 경우 역풍이 불 소지도 배제할 수 없다. 수백억 원을 들여 3대 특검을 한 마당에 추가 특검에 또 많은 돈을 투입해 기대만큼의 성과가 없다면 민주당 기대와는 달리 민심이 등을 돌릴 수도 있다.
성사를 전제로 '통일교 특검'도 마찬가지다. 민주당은 자신 있다고 말했지만 특검 수사는 예측 불허다. 수사 과정에서 새로운 의혹이 불거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특검의 별건 수사도 가능하다. 불똥이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다. 여나 야나 긴장할 수밖에 없다.
통상 지지율에서 크게 앞선 집권 여당은 변수를 만들지 않는 법이다. 유리하게 선거를 치를 수 있는 만큼 굳이 변수를 만들 필요가 없어서다. '통일교 특검'은 여도 자신할 수 없는 변수임에 분명하다. 여당에 유리하다고 볼 수 없다.
게다가 민중기 특검이 통일교와 국민의힘의 유착 관계에 대해서는 이미 수사를 한 터다. 민주당 부분에 대해서는 수사가 이뤄진 게 없다. 경찰 수사가 이뤄지고 있을 뿐이다. 수사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알 수 없다.
내년 정국은 두 개 특검의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좌우될 것이다. 여는 종합특검에, 야는 '통일교 특검'에 기대를 걸 것이다. 특검 수사가 누구 편의 손을 들어줄지는 두고 볼 일이다.
leejc@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