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알라룸푸르=뉴스핌] 이경화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4년 6개월 간 서울시정에 대한 시민의 평가는 이미 내려졌다"며 국민의힘 후보로서 더불어민주당과 경쟁할 수 있는 강점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오 시장은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 출장 중이던 지난 7일 쿠알라룸푸르 늘봄가든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주당 후보들의 서울시 사업 관련 공세에 대해 "자신감이 결여돼 있다"고 평가하면서, "서울 시민들이 상황을 잘 판단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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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세훈 서울시장이 7일 저녁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시아 출장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
오 시장은 "특히 강남북 균형 발전에 깊은 관심을 갖고 여러 정책을 시행해 왔음을 시민들은 이미 알고 있다"며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분들이 그간 서울시 행정에 대해 무지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이치에 닿지 않고 생뚱맞은 코멘트를 내놓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 후보들이 서울시정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확고한 비전을 세운 다음에 정확한 평가와 (서울시장) 도전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정원오 성동구청장에 대해선 높게 평가했다. 그는 "요즘에 민주당 여론조사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하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의 경우에는 조금 다른 견해를 나타내는 것을 본 적이 있다"고 짚었다.
또 "(정 구청장이) 한강버스 사업은 어차피 시간이 흐르면 성공할 사업으로 보인다, 초기에 지나치게 시행착오에 초점을 맞춘 비판하기보다는 좀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언급을 한 것을 본 적 있다"며 "일찌감치 일하는 능력에 대해 높이 평가했던 것처럼 조금은 다른 주자들과 차별화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심과 당심에 대한 복잡한 심경도 드러냈다. 오 시장은 "선거를 앞두고 당은 민심을 더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인다. 유권자들은 당심보다는 민심에 더 가깝다"면서, 나경원 의원이 제시한 경선 관련 논의에 대해 "당의 방향성이 축소지향적이며, 민심과 배치되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전국 선거에서 서울시가 가장 주목받고 있는 상황인데, 플레이어로서 이 문제에 대해 최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것이 오히려 당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면서 "다행히 정치 패널들이 당심 70%, 민심 30%의 전략은 잘못된 길이라 경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최근 '명태균 여론조사 대납 의혹'으로 기소된 것과 관련, 내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재판 중단을 요청할 것인지를 두고는 "자세한 내용은 공소장 확인 후에 알 수 있을 것"이라며 기소된 사건에서 언급된 액수와 횟수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한 뒤, 그 비용 3300만원을 제3자에게 대납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오 시장은 "이번 기소에서 여러 언론과 검찰 수사과정에서 알려진 20회 여론조사 결과 중 절반만을 반영했다"며 "그런데 기소된 금액은 지속적으로 보도된 3300만원과 같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김한정 사장을 통해 전해진 액수의 총합계, 마지막 돈이 간 것은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가 끝난 3월 초순까지 이뤄졌다"며 시점과 내용이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소장이 전달되지 않아 재판 방침이나 대응 전략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는 이르다"고 덧붙였다.
kh9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