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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개편 무산 금감원 '안도', 금융소비자보호 숙제 남겨

기사등록 : 2025-09-25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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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대, 금융당국 조직개편 본회의 취소
금감원 직원들 "스스로 혁신해야" 성찰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이재명 정부가 금융위원회(금융위) 해체 및 금융감독원(금감원) 분리 등을 골자로 하는 금융당국 조직개편안을 전격 취소했다. 이에 따라 조직개편을 둘러싼 갈등도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특히 반발이 컸던 금감원 내부에서는 조직 정상화 기대와 함께 정부가 요구하는 금융소비자보호 기능 강화를 위한 자체적인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여론이 높다.

당정대(더불어민주당·정부·대통령실)는 25일 금융위의 정책·감독 기능 분리 및 금융소비자보호원(금소원) 신설 등의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을 이날 본회의에서 처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고위 당정대 협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09.25 mironj19@newspim.com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고위당정대 회의를 마친 뒤 "정부조직법을 신속히 처리해야 하지만 현재 여야 대립으로 필리버스터는 물론이고 패스트트랙까지 예고된 상황이라 국론 분열 소재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경제위기 극복에 있어서 금융의 역할이 중요한데 금융당국을 6개월 이상 불안정한 상태로 방치하는 것은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 이번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담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금융위 정책 기능을 일부를 기재부로 이관하는 방안과 금감원에서 금소원을 분리하는 방안 등을 모두 취소되고 현행 금융위, 금감원 체제가 그대로 유지된다. 금융감독 독립성 훼손 논란이 컸던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 추진 역시 중단된다.

조직개편을 반대하며 극한 대립양상을 보였던 금감원도 빠르게 정상화될 전망이다. 금감원 직원들은 조직개편 확정 이후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구성하고 여의도 본원 로비에 집결해 검은색 복장을 입고 반대구호를 외치는 '근조' 시위를 이어왔다.

지난 18일에는 2008년 금융감독기구 개정 반대 집회 이후 17년만에 국회 앞 집회를 진행했으며 어제인 24일에는 설립 후 처음으로 국회 앞 야간집회를 개최, 궂은 날씨에도 1500여명의 직원들이 모이기도 했다.

금소원 분리가 오히려 금융소비자보호 기능을 약화시킨다는 이유로 반대투쟁에 나섰던 직원들은 정부가 조직개편을 취소하면서 안도하는 분위기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금융감독원 비상대책위원회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대로에서 금융감독원 조직 개편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피켓을 들고 있다. 2025.09.18 pangbin@newspim.com

다만 금감원의 금융소비자보호 기능 미흡이 정부가 일방적인 조직개편을 추진한 이유 중 하나라는 점에서 자체적인 혁신에 나서야 한다는 내부 지적도 적지 않다. 정부와 여당 역시 조직개편 중단과는 무관하게 소비자보호 강화를 위한 조치는 계속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이찬진 원장이 소비자보호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이를 위한 대대적인 인사 및 조직개편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원장은 지난 23일 현직 금감원 임원 11명 전원에 대한 사표를 받은 상태다.

통상 금감원은 원장이 바뀌면 관례적으로 임원들의 사표를 받아왔지만 일괄 수리한 경우는 지난 2017년 문재인 정부 첫 금감원장인 최흥식 원장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전 이복현 원장의 경우 취임 후 임기가 지난 5명의 임원에게만 사표를 받고 나머지는 유임한바 있다.

이 원장이 소비자보호 강화를 위한 대대적 변화를 시도한다면 임원 인사부터 큰 폭으로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다만 이번 사태로 깊은 노사 갈등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직원 거취에 큰 영향을 미치는 내부 조직개편은 신중하게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윤태완 금감원 비대위원장은 "금소원 분리 등 조직개편이 무산된 것은 다행"이라면서도 "이제 우리가 자체적으로 금융소비자보호 기능을 강화할 수 있다는 걸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 그래야지 정부가 다시 조직개편안을 들고 나올 수 없다. 아직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는만큼 향후 상황을 보고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peterbreak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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