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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108년만의 최악의 가뭄'...대수용가 123개소 제한급수 단행

기사등록 : 2025-09-05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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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율 10% 임박 격일 제한급수 가능

[강릉=뉴스핌] 이형섭 기자 = 강원 강릉시가 사상 최악의 가뭄 속에 마침내 제한급수를 단행한다.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13%대까지 떨어지며 역대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강릉시는 오는 6일 오전 9시부터 대수용가 123개소를 대상으로 제한급수에 돌입한다고 5일 발표했다.

대상은 홍제정수장 급수구역 내 저수조 100t 이상을 보유한 대형 수용가로 공동주택 113곳과 대형 숙박시설 10곳이 포함된다. 기존의 정수장 공급은 중단하고 소방 당국과 협력해 탱크로리 등으로 저수조에 직접 물을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김홍규 강릉시장이 제한급수에 설명하고 있다.[사진=강릉시] 2025.09.05 onemoregive@newspim.com

◆저수율, 임계점인 10% 눈앞…"시민 절수만으로 한계, 이제는 강제 조치 불가피"

강릉시 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속도라면 저수율이 곧 10%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그 경우 시간제 단수(밤 10시~새벽 5시)와 격일 제한급수를 단계적으로 시행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강릉 오봉저수지는 2024년 여름 최악의 가뭄에 이어 올해는 기상관측 이래 두 번째로 적은 여름 강수량(187.9mm)을 기록했다. '108년 만의 최악 가뭄'이라는 말 그대로 시민 생활과 농업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강릉 지역은 식수가 저수지와 지표수에 의존하는 구조라 지하수나 대형 댐의 지원을 받는 대도시보다 더 치명적인 타격을 입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강릉=뉴스핌] 최지환 기자 = 강릉에 극심한 가뭄이 계속되는 29일 강원 강릉시 오봉저수지에서 포크래인이 상류의 물을 활용하기 위해 물길을 내고 있다. 강릉의 주 상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29일 기준 15.7%까지 떨어지며 역대 최저치를 갱신하고 있다. 2025.08.29 choipix16@newspim.com

시는 이미 시민 자율절수를 독려해왔으나, 예상만큼의 절수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밝혔다. 시는 이번 제한 조치와 함께 전면적인 절수 캠페인을 추가로 강화할 계획이다.

김홍규 강릉시장은 "세탁은 모아서 하기, 목욕물 아껴 쓰기, 변기 물 절약, 허드렛물 재활용 같은 작은 실천들이야말로 저수율을 지킬 수 있는 힘"이라며 "이제는 불가피하게 행정 조치까지 시행할 수밖에 없는 비상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차원의 지원도 가속화

가뭄 장기화에 따라 정부도 강릉지역에 자연재난으로는 최초의 '재난사태'를 선포했다. 군부대의 급수차와 소방청의 지원 차량이 투입되는 등 전국 단위의 지원 체계가 가동 중이다. 해양경찰에서도 대형경비함정을 이용해 생활용수를 지원하고 있다.

[강릉=뉴스핌] 이형섭 기자 = 인근 지자치에서 지원한 응원급수를 실어나르는 소방차에서 생활용수가 뿜어지고 있다. 2025.09.01 onemoregive@newspim.com

농업 분야에서도 이미 상당한 희생이 따르고 있다. 농민들은 농업용수 공급을 자제하며 시민 생활용수 우선 공급에 협조하고 있다. 하지만 벼 수확기를 앞두고 가뭄이 지속되면 농업 피해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크다.

이에 시는 동막·칠성·장현저수지 및 지하수 관정까지 총동원해 농업 피해 최소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강릉시는 아직 단수까지는 시행하지 않았지만, 그 임계점은 눈앞으로 다가왔다. 김홍규 시장은 "절체절명의 이 시기에 시민 모두가 힘을 모아야만 버틸 수 있다"며 "물이 조금 남아 있을 때의 불편과 그마저 다 떨어졌을 때의 혼란은 비교할 수 없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onemoregiv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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