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김건희 여사가 29일 역대 영부인 최초로 구속기소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특검팀)은 10억원이 넘는 김 여사의 범죄수익에 대한 추징보전도 청구한 한편, 남편인 윤석열 전 대통령을 추가 수사한 뒤 기소할 방침이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12일 김 여사를 구속한 후 총 다섯 차례의 소환조사를 진행했다. 전날 마지막 소환조사를 마친 뒤 최종적으로 김 여사의 혐의를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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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가 29일 역대 영부인 최초로 구속기소됐다. 사진은 지난 6일 김 여사가 서울 종로구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출석하는 모습. [사진=최지환 기자] |
특검팀이 적용한 혐의는 구속영장에 적시된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알선수재) 혐의와 동일하다.
이는 각각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천개입 ▲건진법사 청탁 의혹과 연계된 혐의다.
구체적으로 김 여사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과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등과 공모해 2010년 10월경부터 2012년 12월경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범행을 통해 약 8억 1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를 받는다.
아울러 윤석열 전 대통령과 공모해 2021년 6월경부터 2022년 3월경까지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총 2억 7000만원 상당의 여론조사 58회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도 있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건진법사' 전성배 씨와 공모해 2022년 4월경부터 2022년 7월경까지 통일교 관계자로부터 통일교 지원 관련 청탁을 받고 총 8000만원 상당의 금품 등을 수수한 혐의도 적용했다.
특검팀은 김 여사를 재판에 넘기며 법원에 10억 3000만원 상당의 범죄수익에 대한 추징보전도 청구했다. 추징보전은 범죄로 얻은 수익이 재판 도중 피고인 및 주변인 등에 의해 빼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법원이 해당 재산의 처분을 임시로 금지해 동결해 버리는 조치다.
김 여사는 앞선 소환조사에서 혐의에 대한 진술을 대부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 측 변호인은 재판에서 김 여사의 입장을 적극 소명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기소를 마친 뒤 "김 여사의 목걸이 등 금품수수 의혹, 나머지 특검법상 수사대상 사건 및 관련 공범에 대해 계속 수사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는 공천개입 의혹에 연루된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추가 수사를 마친 뒤 추후 기소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번 구속기소로 김 여사는 정식 재판에 넘겨지게 됐다. 법원은 조만간 사건을 배당하고 첫 공판준비기일 일정을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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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특검팀은 29일 김 여사의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 씨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지난 12일 김씨가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김건희 특검팀(민중기 특별검사)에 체포된 뒤 특검 사무실로 인치되는 모습. [사진=정일구 기자] |
특검팀은 이날 김 여사의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 씨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특검팀은 김씨의 공소장에 특정경제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횡령) 혐의를 적시했다. 구체적 금액은 약 48억원이다.
특검팀은 '집사게이트 의혹'과 관련해 조영탁 IMS모빌리티 대표에 대해 약 32억원 특경법 위반(배임), 약 35억원 특경법 위반(횡령) 혐의, 주식회사외부감사에관한법률 위반, 증거은닉교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민경민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 대표, 모재용 IMS모빌리티 경영지원실 이사에는 각각 약 32억원 특경법 위반(배임) 혐의와 증거은닉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팀은 조 대표, 민 대표, 모 이사 3명도 집사게이트 의혹의 공범으로 의심하고 있다. 집사게이트 의혹은 '집사' 김씨가 설립에 참여한 IMS모빌리티가 2023년 사모펀드 운용사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를 통해 기업들로부터 184억원을 부당하게 투자받았다는 의혹이다.
김씨는 184억원의 투자금 중 46억원을 부당하게 취득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는다. 46억원이 IMS모빌리티의 신주 발행이 아닌, 김씨의 차명법인으로 지목된 이노베스트코리아가 보유한 IMS모빌리티의 지분(구주)를 매입하는데 쓰이면서다.
이노베스트코리아는 현재 유일한 사내이사가 김씨의 아내 정모 씨로 확인되면서 김씨의 차명법인이라는 의혹이 제기됐고, 특검팀은 46억원이 김씨 측근인 김 여사로 흘러들어갔을 가능성도 들여다보고 있다.
특검팀은 김씨를 회삿돈 일부를 횡령한 혐의로 구속기소했지만, 배임 등 추가 혐의에 대한 수사도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요구서를 법원으로부터 전달받았다. 이 요구서는 법무부를 거쳐 대통령의 재가를 받은 뒤, 국회에 제출돼야 한다. 특검팀은 "법무부와 빨리 협의를 해 절차를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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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팀은 29일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요구서를 법원으로부터 전달받았다. 사진은 권 의원이 지난 27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는 모습. [사진=김학선 기자] |
yek10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