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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2차전지 및 OLED 장비 전문기업 '아바코'가 중국 BOE와의 대규모 공급 계약을 본격화하면서 올해 실적에서 중국 비중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추가 물량 수주도 연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바코 관계자는 26일 "지난해 수주한 OLED 인라인 진공물류 시스템(OLED In-line Vacuum Transfer System) 물량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내년으로 예상했던 추가 물량도 연내 이뤄질 것으로 본다"며 "BOE 매출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2분기뿐만 아니라 올해 역대 매출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중국 매출 비중이 거의 없었지만, 올해는 전체 매출의 80~90%가 중국에서 발생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아바코는 올해 2분기 별도 기준 매출 1591억원, 영업이익 201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BOE 매출이 본격화되면서 실적의 중심축도 중국 디스플레이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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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코 로고. [사진=아바코] |
이번 수주는 BOE가 추진하는 8.6세대 OLED B16 라인 증설과 맞물려 있다. 업계에 따르면 BOE는 삼성디스플레이와 같은 시점인 오는 2026년부터 IT용 8세대 OLED 라인을 가동할 계획이며, 월 3만2000장(32K) 규모 생산능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1단계 16K 장비 발주에서는 아바코와 선익시스템이 공급을 맡았다.
아바코가 지난해 6월 BOE와 체결한 OLED 진공증착시스템 공급 계약은 계약 금액이 NDA(비밀유지조항)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수주잔고 증가세에서 간접적으로 드러난다. 아바코의 디스플레이 제조장비 수주총액은 지난해 3월 기준 736억원, 수주잔고 696억원이었으나, 올해 6월 기준 수주총액은 3702억원, 수주잔고 2104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에 아바코의 지난해와 올해 실적 구조는 크게 달라졌다. 지난해에는 이차전지 자동화시스템 장비 출하가 본격화되면서 전체 매출의 75%(2296억원)를 차지했고, 디스플레이 장비는 13.3%(411억원)에 그쳤다. 올해는 상황이 반전됐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체 매출 중 디스플레이 장비 비중은 79.6%(1472억원)로 급등했고, 2차전지 장비는 13.2%(245억원)에 머물렀다.
이 같은 변화 배경에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공격적인 투자가 있다. 업계에 따르면 BOE는 내년까지 약 11조원을 투입해 8.6세대 OLED 라인을 구축할 예정이며, 비저녹스(Visionox) 역시 2027년까지 같은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OMDIA는 중국 OLED 업체들의 글로벌 점유율이 지난 2023년 1분기 24.4%에서 지난해 1분기 50.5%로 급등했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BOE 매출 본격화를 기반으로 아바코의 올해 성과를 긍정적으로 전망한다. 유진투자증권은 아바코의 연간 매출액을 3953억원, 영업이익을 399억원으로 추정하며 지난해 매출 3055억원·영업이익 274억원을 크게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허준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바코는 OLED 증착 방식과 무관하게 물류 시스템을 공급할 수 있으며 진공오븐 등 공정 내 기타제품 라인업도 보유하고 있다"며 "BOE 추가 수주 기대감과 이외에도 CSOT, 비저녹스 등 업체별 증착방식이 다양해지는 국면에서도 수주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중장기적으로 아바코는 OLED 중심의 성장세에 더해 사업 다각화에도 힘을 싣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에 납품한 롤프레스 장비는 현재 설치·셋업 단계에 있으며, 미국 시장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전환 수요를 겨냥한 영업도 확대 중이다.
또한 독일 슈미드(Schmid)와 합작해 개발한 PCB 건식 공정 장비(EDR)는 일부 고객사와 양산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고, 유리기판(TGV) 샘플 테스트도 순조롭게 이어지고 있다. 아바코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ESS 라인 전환 프로젝트가 기대되고, 장기적으로는 건식 전극 공정과 전고체 배터리 대응 장비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nylee5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