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에 출동한 뒤 우울증 증세를 보이던 소방대원이 실종 10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된 20일 참사 유가족 단체가 숨진 소방대원의 명복을 빌고 정부의 적극적인 조치를 촉구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는 이날 추모논평에서 이번 사건은 지난 정부의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 |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인 '10.29 기억과 안전의 길'. [사진=뉴스핌 DB] |
이들은 "오늘의 비극은 참사 현장에서 희생자를 구조하기 위해 헌신했던 소방관, 경찰관을 포함한 모든 구조자가 져야 했던 심리적·정서적 트라우마를 방치하고 치유와 회복을 도외시했던 지난 정부의 책임이 크다"고 했다.
이어 "이제라도 생존 피해자, 지역 상인과 주민 등을 포함해 구조자들과 목격자들을 폭넓게 지원하고 트라우마를 치유하고 회복하도록 돕는 데에 정부의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30대 소방관이 끝내 유명을 달리했다는 소식에 가눌 수 없는 절망과 애통함을 느낀다"며 "슬픔에 잠긴 유가족들에게 진심 어린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이태원 참사 현장에 출동했던 소방관 A 씨는 이날 낮 12시 30분쯤 경기도 시흥시 금이동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 교각 아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지난 2022년 10월 이태원 참사 현장에 지원을 나간 후 우울증 진단을 받고 치료받아 왔으며, 실종 직전에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메모를 남긴 것으로 알려진다.
경찰이 확보한 A 씨의 휴대전화에서도 신변을 비관하는 내용의 메모가 발견됐다.
A 씨는 참사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사망하신 분들을 검은색 구역에서 놓는데 감당이 안 될 정도였다"며 "부모님은 제가 그 현장을 갔던 것만으로도 힘들어하시는데 희생자들의 부모님은 어떤 마음일까. '이게 진짜가 아니었으면'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A 씨의 시신을 수습하고 자세한 사망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chogi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