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K팝 데몬 헌터스의 글로벌 흥행과 더불어 지속적인 K컬처 확산을 위해 문화산업을 키우되 문화적 토양도 대대적인 지원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20일 방송한 아리랑TV 'K-pop : The Next Chapter K-POP'에 출연했다. 이 자리에는 트와이스 정연, 지효, 매기 강 감독, 프로듀서 알티, 김영대 음악평론가가 함께 출연해 K팝 산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방송은 방송인 장성규의 사회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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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TV 'K-pop : The Next Chapter K-POP'에 출연한 매기 강 감독, 이재명 대통령, 프로듀서 알티. [사진=아리랑TV 유튜브] |
이날 매기 강 감독은 K팝을 영화의 주제로 정한 이유로 "처음부터 K팝 영화를 만들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 헐리웃 애니메이션에서 일한지 20년 정도 됐는데 그런 영화가 나오면 참여하고 싶었는데 안나오더라. 내가 해볼까 싶어서 저승사자 이미지가 특이하고 메인 스트림에서 못본 것 같았다. 도깨비와 물귀신이 좀 특이하다고 생각하면서 자연스럽게 데몬 헌터스 스토리가 나왔다"고 말했다.
또 "여러 헐리우드 스튜디오에서 여러 K팝 영화를 만들고 싶어했는데 아무도 안해서 K팝과 귀마를 붙여서 컨셉이 재밌게 나왔다. 캐릭터가 너무 좋아서 딸도 루미라고 이름을 지었다. 임신 중일 때 딸인 걸 알고 루미라고 이름을 붙이고 영화에 루미 어릴 때 나오는데 보이스 액팅을 저희 딸이 했다"고 개인적인 경험도 녹여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K팝 데몬 헌터스를 직접 봤다며 '케데헌'이라는 줄임말을 알고 있음을 말하며 웃었다. 이 대통령은 매기 강 감독에게 "도깨비있지 않나. 좀비는 잔혹한데 비슷한데 도깨비는 괜찮지 않나. 언제 한번 그런 걸 해보면 어떨까"라며 "좀비 스타일 말고 유머러스하게 해보면 어떤가. 제작 지원을 적극 고려해보겠다. 우린 결정만 하는 것"이라며 새로운 컨셉을 제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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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TV 'K-pop : The Next Chapter K-POP'에 출연한 이재명 대통령. [사진=아리랑TV 유튜브] |
극 중 가장 인상에 남은 점으로는 호랑이 더피를 꼽았다. 이 대통령은 "제일 인상적인 건 호랑이 더피라고 이름을 붙였다고 하는데 호랑이하고 또 하나는 저승사자. 너무 깜찍했다. 죽음을 아름답게 장난스럽게 표현한 것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매기 강 감독은 "저승사자 이미지가 갓과 검은 차림이 아이코닉하고 쿨한 느낌. 그런 이미지가 K팝에 많이 나오기도 했다. 그 신을 진짜 뮤직비디오같이 촬영하고 싶었다. 라이팅이나 컬러를 보그 매거진을 연 것처럼 그런 룩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애니메이션에선 그런 스타일이 처음이어서. 그 신에 시간을 많이 할애했는데 리뷰할 때 끝나고 다들 박수를 쳤다. 자부심이 들었다"고 작업 계기와 과정을 밝혔다.
한의원, 목욕탕 같은 외국인에게는 낯선 공간이 등장한 것에 대해서도 "낯설 거라 생각하지만 그렇지는 않다. 러시아나 아이슬란드도 야외 스파가 많다. 한국 스타일의 목욕 문화라고 이해를 하는 것 같다. 우리 문화를 숨기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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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TV 'K-pop : The Next Chapter K-POP'에 출연한 트와이스 정연 [사진=아리랑TV 유튜브] |
이 대통령은 "저는 설렁탕에 깍두기가 최고였다"면서 "저걸 소품으로 쓸 수 있나. 제한적일 수도 있는데. 놀란 것이 폭싹 속았수다도 꽤 유행했는데 제주도 지방의 과거의 한국적인 가부장 문화 이게 전 세계에 먹힐까 했는데 전 세계의 감동을 얻어냈다. 디테일이 있었던 것 같다. 깍두기가 나온 것도 그랬다"고 놀랐던 점을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한민국 문화라는 게 우리는 잘 모르지만 살벌한 정치 현장에서도 응원봉으로 가뿐하게 제압한다.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정치적 저항이라고 하는 건 불 지르고 부수고 부상당하고 다치고 죽는다. 우리는 음악으로 한다. 음악과 춤으로. 우리는 너무 자연스럽다. 다른 사람에겐 이상하다. 폭동이 아니라 응원봉을 들고 춤을 춘다. 아름답지 않나. 결국 이겨낸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고전에 '한국 사람은 가무에 능하다'는 말이 나온다. 이미 그 때 고대 시대에도 한반도에 사는 사람들 특징이 잘 놀고 표현 잘 하고 즐겁고 이런 예술적인, 문화적인 종족이었던 거다. 근세 사회에서도 일제 시대에 그 엄혹할 때도 김구 선생의 말은 그런 거다. 문화가 강한 나라를 꿈꿨다. 거기로 우리가 들어가고 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 자신감을 가져도 된다. 새 정부 중요 산업 전략 중에 문화산업이 들어가 있다. 엄청난 가능성이 있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K팝 공연장의 필요성을 강조한 프로듀서 알티의 발언에 이재명 대통령은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들어보니까 공연하러 일본으로 많이 간다고 한다. 일본은 공연장이 꽤 잘 돼있다고. 도지사 때 경기도에 하나 만들려다 잘 안됐다. 이런 물적 기초, 대규모 공연장이 필요하고 이것도 안되면 기존 시설을 변형해서라도 쓸 수 있게 할까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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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TV 'K-pop : The Next Chapter K-POP'에 출연한 이재명 대통령. [사진=아리랑TV 유튜브] |
또 "가장 중요한 건 콘텐츠"라며 "큰 거목이 자라려면 순수 예술 분야에 지원도 필요하다. 그 몫은 시장이 아니라 정부 몫이다. 문화 예술에 대한 정부의 육성,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 문화는 특히 자유로워야 한다. 정치 권력들이 통제하고자 하는 본능이 있다. 지원할 때 간섭하지 않는다는 정책을 김대중 대통령이 공식화했는데 잘 안지켜진다"면서 블랙리스트를 언급하기도 했다.
아티스트들의 정신적, 심리적 어려움에 대해서도 이재명 대통령은 "정책을 담당하는 행정가 입장에선 최종 결과물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건 많은 가능성 중에 극히 일부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도전했다 실패하고 기회조차 갖지 못하는 경우가 무수하다. 정부가 관심 가져야 할 건 토대를 세우는 것. 각 분야에 기회를 많이 만들어서 누구나 도전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러려면 세심해야 하는데 방치돼있다고 봐도. 이런 위대한 예술가가 나오는 게 대단하다. 기적에 가깝다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대한민국의 근본적 체력은 튼튼하다. 세계 어느 나라에도 이렇게 많은 종교들이 공존하는 곳이 없다. K팝이 선도하고 있는데 K푸드가 그 다음에 따라가고 K뷰티 산업도 따라가고 다음은 전 세계가 놀란게 전 세계가 정치적 혼란과 갈등을 겪는 가운데 대한민국은 아름답게 극복하지 않나. K민주주의, 이게 종합예술인데 길게 보고 문화산업을 키우되 문화적 토양도 대대적인 지원과 투자를 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소양과 소질을 발굴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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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TV 'K-pop : The Next Chapter K-POP'에 출연한 방송인 장성규, 트와이스 정연, 지효, 매기 강 감독, 이재명 대통령, 프로듀서 알티, 김영대 음악평론가 [사진=아리랑TV 유튜브] |
이재명 대통령은 좋아하는 음악과 관련해서 '상록수'를 많이 불렀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또 문화가 소외나 갈등 등 사회적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어떻게 밥만 먹고 살겠나. 연대하고 공감하고 즐거움을 표현하고 느끼는 시간이 필요하다. 자기 정화의 시간이 필요한데 문화예술이 그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