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중국이 인도에 대한 희토류 등 수출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로 미·인 관계가 악화한 반면 인도와 중국이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 중인 가운데 나온 변화다.
19일 인도 NDTV 등에 따르면, 이날부터 인도를 방문 중인 왕이 중국공산당 정치국위원 겸 외교부장은 수브라마니얌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과의 회담에서 비료·희토류·터널 굴착기 등 핵심 수출 품목에 대한 인도의 우려를 해소하겠다고 약속했다.
왕 부장의 이번 방문은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중국 톈진을 방문하기 몇 주 전에 이루어진 것으로, 특히 인도의 희토류 관련 요구 사항을 확인하기로 동의한 것은 5년 전 국경 분쟁 지역에서의 충돌 이후 악화한 양국 관계를 회복하는 데 중요한 진전을 이룬 것이라고 매체는 평가했다.
인도 또 다른 매체인 이코노믹 타임스도 소식통을 인용, 중국이 인도에 대한 희토류와 비료·터널 굴착기 등 세 가지 품목의 수출 제한을 해제했고, 이미 선적이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희토류 광물과 이를 활용한 영구자석은 전기차 엔진뿐만 아니라 오디오 시스템 같은 자동차 부품 등을 제조하는 데 필수적이다.
중국은 4400만 톤, 전 세계 총 매장량의 48.9%를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글로벌 희토류 정제의 92%를 담당하는 희토류 대국이자 강국으로, 미국의 관세 전쟁에 대응해 지난 4월 초 7종의 희토류 수출 통제 방침을 발표했다.
수출업체가 중국 밖으로 희토류를 반출하고자 할 경우 중국 상무부의 특별 수출 허가를 받도록 한 것인데, 미국과의 합의 등을 통해 미국과 유럽·일본 일부 업체에 대한 희토류 수출은 승인했지만 인도는 여전히 수출 대상에서 제외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는 약 690만 톤의 희토류를 보유한 세계 5위 희토류 자원국이지만 자동차와 풍력 터빈·의료기기 등에 사용되는 영구자석 생산 능력은 갖추지 못해 중국산에 의존하고 있다.
로이터가 인용한 인도 정부 자료에 따르면, 2024/25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 인도의 희토류 영구자석 수입량은 5만 3748톤에 달했으며, 수입량 대부분이 중국산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최근 수개월간 인도에 대한 특수 비료 수출도 중단했다. 인도가 고효율 비료의 약 80%를 중국에서 조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도 농업계가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가 존재했다.
중국의 터널 굴착기 장비 수출 제한은 인도 인프라 사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편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가진 정례 브리핑에서 인도에 대한 희토류 수출 제한 해제 여부와 관련한 질의에 "지금 말할 수 있는 것은 중국은 관련 국가 및 지역과 대화와 협력을 강화해 세계 산업 및 공급망의 안전성을 공동으로 유지할 의향이 있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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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19일 인도 뉴델리에서 왕이 중국공산당 정치국위원과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중국외교부] |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