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대형마트 '빅(big) 2'인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올해 2분기 실적 희비가 극명하게 갈렸다.
이마트는 2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한 반면 롯데마트는 국내외 사업 부진과 투자 비용 확대로 적자 폭이 커졌다. 소비심리 회복 위축 여파로 대형마트 업황이 부진한 상황에서 두 업체의 사업 전략 차이가 실적에 그대로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 |
옛 이마트 본사 전경 [사진=이마트] |
◆이마트 수익성 개선...본업 경쟁력 강화 덕분
13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 2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이 156억원을 기록하며 작년 같은 기간(-210억원) 대비 흑자 전환했다.
이 기간 총매출은 전년 동기(3조8392억원) 대비 11.8% 증가한 4조2906억원을 기록했으며, 당기순이익 역시 88억원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이번 분기에 외형 성장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것이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할인점 매출은 지난해 2분기보다 0.5% 증가한 2조7701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영업손실은 340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 폭을 211억원 줄인 것으로 집계됐다.
트레이더스 호조세도 이마트 실적 증가에 힘을 보탰다. 트레이더스의 2분기 매출은 9003억원으로 전년 대비 8.1% 신장하며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영업이익은 86억원 늘어난 309억원으로 할인점 적자를 일부 상쇄했다.
대규모 할인행사 '고래잇 페스타' 효과도 컸다. 지난 6월 행사 기간 매출과 객수는 전년 대비 각각 33%, 18% 늘었다. 이는 통합 매입을 통한 원가 절감과 가격 혜택 재투자가 고객 증가로 이어지며 선순환 수익 구조를 만들었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스타필드 마켓으로 대표되는 미래형 포맷 점포의 '공간 혁신'과 신규 점포 출점 등 본업 경쟁력 강화 전략이 더해지며 성과가 가시화된 측면도 있다.
이마트는 하반기에도 흑자 경영을 이어가기 위해 실적이 부진한 사업의 수익 구조를 개선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핵심은 이커머스 사업이다. SSG닷컴은 올 상반기에 영업손실로 각각 491억원을 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적자 폭이 각각 182억원 증가했다.
이에 SSG닷컴이 지난 6월 경기 김포 소재 물류센터 '네오003'의 소유권을 CJ대한통운에 넘겼다. 이는 지난해 6월 신세계그룹과 CJ그룹 간 물류 혈맹의 연장선에서 성사된 거래다. 매각 규모는 1528억원 가량이다.
또 그간 고수했던 직접 물류업무도 대한통운에 이관하며 손실 규모를 줄여나간다는 방침이다. 적자 고리를 끊겠다는 의도다. 이를 통해 고정비 부담을 줄이고 물류 효율성을 높여 적자 폭을 축소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 |
롯데쇼핑 오카도 부산CFC 조감도.[사진=롯데쇼핑] |
◆롯데마트, 400억대 적자 기록...e그로서리 이관 여파
반면 롯데마트·슈퍼(그로서리 사업) 부문은 2분기 적자를 피하지 못했다 2분기 롯데마트·슈퍼는 45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2분기(-130억원) 대비 적자 폭이 확대된 것이다. 이 기간 매출도 1조2542억원으로, 전년 대비 3.3% 감소했다.
수익성 악화는 e그로서리 사업을 맡았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롯데마트는 e그로서리 사업 이관으로 떠안은 손실 규모는 올해 1분기에만 109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수익성 악화는 영국 리테일 기업 오카도(Ocado)와 손잡고 건립 중인 온라인 식료품 자동화 물류센터(CFC)와 자체 온라인 플랫폼 '제타(ZETTA)' 개발·마케팅비 등 초기 투자 비용이 반영된 결과다.
롯데쇼핑은 오는 2030년까지 1조원을 투자해 전국에 6개의 CFC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우선 1호점인 부산 물류센터가 내년 1분기 중 오픈 예정이다. 물류센터 완공을 위해 계속해서 투여되는 자금이 실적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물가안정 프로젝트 등 프로모션 비용이 늘어난 것도 발목을 잡았다.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는 트레이더스와 리뉴얼 전략으로 고객 유입에 성공했지만, 롯데마트는 핵심 사업 강화 없이 신규 플랫폼 투자로 출혈이 커졌다"며 "오카도 시스템이 성공적으로 안착할지가 롯데마트의 실적 향방을 결정지을 변수"라고 말했다.
업계는 하반기 홈플러스 폐점에 따른 시장 재편 속에서 이탈 고객을 선점하는 쪽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홈플러스는 이날 자금 흐름 악화 영향으로 15개 점포 폐점을 공식화했다. 점포가 폐점하게 되면 고객 이탈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홈플러스 이탈 고객 발길을 어느 업체가 더 붙잡느냐가 실적을 가를 승부처가 될 것이란 지적이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는 4분기부터 홈플러스의 유동성 개선을 위한 점포 폐점 등의 압력이 현실화해 이마트, 롯데마트 등 경쟁사들의 반사이익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nr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