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등록 : 2025-08-07 20:55
[서울=뉴스핌] 김지나 김영은 기자 =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김건희 특별검사팀(민중기 특별검사)이 7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2차 체포영장 집행에 실패한 직후,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수사 승부수를 띄우고 나섰다.
법조계는 특검팀이 김 여사에 대한 혐의를 충분히 입증할 만한 관련자 진술과 증거를 상당 부분 확보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검팀이 김 여사 구속영장 발부에 자신감을 드러내는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인데, 특검팀이 '비장의 카드'를 쥐고 있지 않다면 김 여사 조사 하루 만에 그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못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팀은 이날 오후 1시20분께 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알선수재) 혐의로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오정희 특검보는 KT 광화문 웨스트 빌딩 지하에서 브리핑을 열어 "구속영장 청구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됐고, 구속영장의 요건에 (김 여사가) 다 해당된다고 판단돼 청구한 것"이라면서도 "세세하게 구속영장 청구의 필요성을 설명드리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앞서 이날 아침 9시께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서울구치소에서 시도했으나, 지난 1일 1차 체포영장 집행에 이어 또 다시 실패했다. 이후 특검팀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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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가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사무실을 나서고 있는 모습. 2025.08.07 choipix16@newspim.com |
김 여사는 전날 특검팀 소환조사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자본시장법 위반)을 비롯해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정치자금법위반), 건진법사 뇌물청탁의혹(알선수재) 등과 관련한 혐의에 대해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는 특검팀이 이미 충분히 김 여사 혐의를 입증할만한 증거와 진술을 확보해 소환조사 하루 만에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팀은 김 여사 구속영장 청구에 앞서 그동안 증거물과 핵심 인물들의 진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였다.
특검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으로 권오수 전 회장과 김범수 전 SBS 아나운서를 소환해 김 여사의 공모 가능성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공천개입 의혹에서는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의 진술을 확보한 후, 같은당 윤한홍 의원 소환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아울러 통일교 청탁 의혹에서는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을 구속하고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을 소환하는 등 세 가지 혐의에 대해 수사력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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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왕=뉴스핌] 정일구 기자 = 김건희 여사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탑승한 차량이 7일 오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영장 재집행을 위해 들어서고 있다. 2025.08.07 mironj19@newspim.com |
곽준호 변호사(법무법인 청)는 "피의자의 진술 거부 또는 부인은 수사에서 중요한 변수이지만 결정적 장애는 아니다"라며 "김 여사가 자신의 혐의를 모두 부인하더라도 연루된 공범들의 진술이나 추가 증거가 이미 존재하면 그 사실만으로도 혐의 입증에 충분히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이 김 여사 구속에 성공할 경우, 특검팀이 그동안 나오지 않았던 추가 증인이나 증언, 진술 등을 확보할 가능성도 더욱 커진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김건희 특검이 수사하는 범위는 광범위하다"면서 "김건희 특검은 최종 목표로 김건희 여사를 두고 있는 만큼, 관련자들에게 유리한 진술을 이끌어내기 위해 광범위한 수사 범위를 무기로 삼을 가능성도 있다"고 귀띔했다.
만약 김건희 특검팀이 객관적 증거를 충분히 확보한 상태에서 김 여사가 범행을 부인할 경우, 최종적으로 법정에 섰을 때 재판부가 '죄질 불량', '반성 없음'을 근거로 양형 판단에 반영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류재율 변호사(법무법인 중심)는 "특검팀은 앞으로 김 여사를 구속해 신병을 확보한 후 추가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이는데, 김 여사가 혐의를 부인하더라도 녹음파일이나 증거자료를 제시하는 방식으로 조사를 이어하면 그것이 재판 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그럼에도 김 여사가 계속해서 혐의를 부인할 경우 반성없는 태도와 죄질 불량 등으로 실형선고에 있어 피고인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여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12일 오전 10시10분 정재욱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맡기로 했다. 정 부장판사는 '12·3 비상계엄' 당시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를 지시한 혐의 등을 받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지난 1일 발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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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의혹 관련 사건을 맡은 민중기 특별검사가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에서 현판 제막을 마치고 발언하고 있다. 2025.07.02 choipix16@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