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25-08-07 16:26
[대구=뉴스핌] 김용락 기자=다원예술그룹 '원네스(ONENESS)'는 지난 6일 오후 7시 30분 대구문화예술회관 비슬홀에서 다원예술공연 '이상과 카프카: 날개의 그림자, 변신의 흔적'을 발표했다고 7일 밝혔다.
이 공연은 20세기 초반 세계문학계에서 이름 높은 체코 출신 작가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과 한국의 천재 시인이자 소설가로 불린 이상의 소설 '날개'에서 모티프를 얻은 작품이다.
공연의 시작은 어두운 무대에 웅크리고 있는 '벌레'의 등장과 인터랙티브 사운드 시스템을 활용한 날카로운 비트 음악으로 순식간에 관객의 눈과 귀를 빨아들이며 시선을 집중시켰다.
![]() |
[대구=김용락 기자] 다원예술그룹 원네스는 '이상과 카프카: 날개의 그림자, 변신의 흔적' 을 공연했다.[사진=원네스]2025.08.07 yrk525@newspim.com |
20세기 초반 제1차 세계대전을 전후한 유럽의 비인간적인 인간 소외를 '벌레'로 상징화한 카프카의 이미지와 역시 같은 시기 일제식민지 조선에서 날개가 퇴화해서 박제된 이상의 '날개' 주인공이 읊조리는 대사는 관객들에게 실존과 인간 소외에 대한 깊은 공감을 불러왔다.
특히 벌레 역할을 한 배우 이정훈의 연기력과 캐나다인으로 이집트 AUC의 뮤직테크놀로지 부교수인 프로그래밍 작곡가 David Rafferty의 음악 작업은 관객들의 눈과 귀를 완전히 점령하면서 무대의 수준을 최고조로 높였다.
이번 공연은 문학 텍스트 재현을 넘어서, 몸, 소리, 시선, 오브제, 조명 등 다양한 예술 언어를 통해 고립의 방 안에서 되살아나는현대인의 소외의 기억을 풀어냈다.
'원네스'의 김지혜 대표(바이얼리니스트)는 "오늘 공연은 원네스의 '근대시대예술가 시리즈'의 일환으로, 이전에 나혜석, 이상화, 이중섭 등을 다룬 작업의 연장선에 있다. 문학과 예술, 그리고 오늘의 우리를 잇는 다리로서의 예술, 존재와 소외의 흔적을 무대로 옮기는 작업이었다"고 밝혔다.
![]() |
[대구=김용락 기자]김지혜 원네스 대표 겸 기획연출가[사진=원네스] 2025.08.07 yrk525@newspim.com |
이날 관객으로 참여한 오규찬 시인은 "대구에서 이런 수준 높은 공연을 볼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현대인의 소외 문제를 세계적인 문제작품의 이미지를 변용해 무대에서 실현하는 예술적 발상이 놀라웠다"고 말했다.
yrk52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