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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마무리가 제일 불안하다"... 제구에 발목 잡힌 한화 김서현

기사등록 : 2025-08-07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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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kt와의 2연전에서 1이닝 5실점 부진
체력과 멘탈 문제까지 겹쳐 불안 요소 가중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마무리 투수는 팀의 승리를 지키는 마지막 보루다. 그만큼 안정감과 집중력이 요구되는 자리지만, 최근 한화의 마무리 김서현은 그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틀 연속 실점하며 팀의 뒷문이 크게 흔들렸다.

한화는 지난 6일 대전에서 열린 kt와의 홈경기에서 5-4로 진땀승을 거뒀다. 8회까지 5-1로 여유롭게 앞서나가고 있었던 한화는 9회에만 3점을 허용하며 불안한 경기를 마무리했다. 한화가 9회에 허용한 3실점은 모두 마무리 김서현의 몫이었다.

최근 대량 실점으로 주춤하고 있는 한화의 마무리 김서현. [사진 = 한화]

김서현은 이날 8회 2사 1, 2루 상황에서 마운드에 등장했다. 다행히 장진혁을 삼진으로 잡으며 위기를 넘겼지만 문제는 9회였다. 선두타자 권동진에게 볼넷을 내준 김서현은 스티븐슨을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허경민에게 스트레이트 볼넷, 안현민-강백호에게 연속 적시타를 허용한 후 한승혁에게 마운드를 넘겨줬다.

0.2이닝 2안타 2볼넷 3실점(3자책). 이틀 연속 실점이었기에 뼈아팠다. 김서현은 5일 kt와의 주중 시리즈 1차전에서도 팀이 2-1로 앞서고 있는 8회 1사 1, 3루에서 등판해 이정훈·안현민에게 몸에 맞는 볼, 허경민의 희생플라이, 강백호에게 3타점 적시타를 맞으며 0.1이닝 2실점으로 무너졌었다. 연이은 난조로 김서현의 평균자책점은 2.47까지 치솟았고, 한화가 7회까지 앞선 상황에서 46승 1무로 무패를 이어가던 기록도 끝나고 말았다.

김서현은 이번 시즌 초반 부진했던 주현상을 대신해 마무리 투수 자리에 오른 뒤 현재까지 49경기 47.1이닝을 소화하며 1승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2.47을 기록 중이다. 특히 24개의 세이브로 세이브 부문 4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시속 155km를 넘나드는 빠른 공과 함께 시속 140km가 넘는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으로 타자들을 요리했다.

최근 대량 실점으로 주춤하고 있는 한화의 마무리 김서현. [사진 = 한화]

하지만 김서현에게 항상 꼬리표처럼 따라붙은 수식어는 바로 '제구 불안'이었다. 투구 폼이 매번 달라지다 보니 릴리스포인트가 일정하지 않아 상하좌우로 크게 빠지는 공이 많았다. 실제로 이번 시즌 이닝당 20구가 넘어가는 경기가 많았으며, 총 7개의 폭투로 다른 어떤 마무리 투수보다도 폭투가 잦았다. 또 1.25의 이닝당 출루 허용률(WHIP)로 리그 마무리 투수들 중에서도 상위권이다. 그러다 보니 매번 세이브를 기록해도 잦은 출루 허용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체력과 멘탈도 부담 요인이다. 김서현은 아직 프로 3년 차로, 풀타임 시즌을 치러본 경험이 없다. 이번 시즌도 49경기 47.1이닝을 소화하며 이미 지난 시즌(37경기 38.1이닝)을 훨씬 뛰어넘었다. 여기에 한화 김경문 감독은 최근 김서현에게 멀티 이닝을 소화시키는 날이 많아졌고, 거기에 따른 과부하가 생겼다. 최근 경기에서는 긴장으로 손을 떨거나 모자를 제대로 쓰지 못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5일 경기가 끝나고서는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문동주에게 미안한 마음에 문동주의 위로에도 고개를 들지 못하며 쓸쓸히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서울=뉴스핌] 지난 5일 8회 김서현이 등판해 역전을 허용하자 김서현(왼쪽)과 최재훈이 더그아웃에서 얘기하고 있다. [사진 = MBC스포츠플러스 중계화면 캡쳐] 2025.08.05 wcn05002@newspim.com

이런 김서현에게 가장 큰 힘이 된 건 포수 최재훈이었다. 지난 5일 김경문 감독은 김서현이 난조를 보이자 김서현과 함께 포수 최재훈을 더그아웃으로 불러들였다. 이날 중계 화면에는 최재훈이 더그아웃에서 김서현에게 조언하는 장면이 잡히기도 했다. 다소 심각해 보이는 분위기에 최재훈이 김서현에게 화를 낸 것이라는 오해도 있었다. 하지만 최재훈은 상황을 설명하며 김서현을 다독였다고 밝혔다.

최재훈은 "혼낸 게 아니라 '넌 이 팀의 마무리고 최고다. 그런데 요즘 자신감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냥 '네 공은 안 맞으니까 가운데로 자신 있게 던져라'고 했는데, 그 얘기에 김서현이 울더라. 팬들이 오해하신 것 같다"라고 밝혔다.

최재훈은 또 "그런 눈물과 표정은 내일은 드러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고, 마지막에 머리를 쓰다듬었는데 그건 다들 못 보신 것 같다"라고 머쓱하게 웃었다.

[서울=뉴스핌] 한화의 마무리 투수 김서현이 지난 5월 23일 대전 롯데전에서 세이브를 기록한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 = 한화] 2025.05.23 wcn05002@newspim.com

또 최재훈은 "서현이는 이런 경험을 통해 더 큰 선수가 될 수 있다. 다음엔 더 좋은 모습 보여줄 거라고 믿는다"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덧붙였다.

김서현이 당장 마무리투수 보직에서 이탈할 경우 한화의 뒷문은 더욱 심하게 흔들릴 것이다. 결국 김서현의 회복이 곧 한화의 1위 수성과 가을야구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다.

wcn050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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