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등록 : 2025-08-06 06:05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최근 연이은 인명사고로 기업 안전 의식 쇄신에 나서겠다던 포스코이앤씨가 입장문 발표 직후 또 한 번의 현장 사고를 직면하며 수렁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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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뉴스핌] 김학선 기자 =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사장이 지난달 29일 오후 인천 연수구 포스코이앤씨 송도사옥에서 고속도로 공사 현장 사망사고와 관련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2025.07.29 yooksa@newspim.com |
5일 포스코이앤씨는 전일 광명시 옥길동 광명∼서울고속도로 연장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인명사고에 대해 재차 고개를 숙였다.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사장은 2차 사과문을 내고 "지난달 29일 전면적인 작업 중단과 철저한 안전 점검을 약속드렸음에도 광명~서울 고속도로건설현장에서 또다시 인명사고가 발생한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며 "이번 사고를 단순한 안전관리 실패가 아닌, 회사 경영 전반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근본적 쇄신을 요구하는 엄중한 경고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광명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4일 광명∼서울고속도로 연장공사 현장에서 미얀마 국적의 30대 남성 근로자 A씨가 감전으로 추정되는 사고를 당했다. A씨는 사고로 심정지 증세를 보여 의식불명 상태에서 인근 병원에 이송됐다. 현재 호흡은 회복했으나 의식은 아직 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고는 최근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가 연이은 사망 사고에 대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발생했다. 고용노동부 등 관계기관은 정확한 사고 경위와 원인을 조사 중이다.
정 사장은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이러한 사고가 반복된 것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며, 모든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며 "회사의 존립 가치가 안전에 있다는 점을 다시 새기고, 체질적 혁신을 위한 결단의 출발점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적었다.
포스코이앤씨는 향후 전 임직원과 협력업체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현장 중심의 자율적 안전문화 정착에 힘쓸 방침이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안전을 기업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삼는 안전체계의 획기적 전환을 통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동안 안타깝게 희생되신 고인분들께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한다"며 "유가족과 부상자분께는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다시 한 번 사과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포스코이앤씨가 시공 중인 고속국도 제14호선 함양~창녕 간 건설공사 제10공구 현장에서 사면 보강작업에 투입된 60대 노동자가 천공기(지반을 뚫는 데 사용하는 건설기계)에 끼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것과 관련, "심하게 얘기하면 법률적 용어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며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인데도 방어하지 않아 사고가 난 것"이라고 질타했다.
김영훈 고용부 장관은 "포스코이앤씨와 같은 대형 건설사 현장에서 후진국형 사고가 반복해서 발생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특히 앞서 세 차례 중대재해가 발생해 집중 감독을 받았음에도 또다시 사고가 발생한 것은 본사 및 최고경영자(CEO)의 안전관리에 총체적인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포스코이앤씨 현장에서는 올해 ▲1월 김해 아파트 신축현장 추락사고 ▲4월 광명 신안산선 건설현장 붕괴사고 ▲4월 대구 주상복합 신축현장 추락사고에 이어 올해 네 번째 인명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chulsoofrien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