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등록 : 2025-07-24 15:38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현대자동차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차 25% 관세' 부과에 따른 여파에 2025년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8% 감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서 영업이익 급감을 감내했다. 다만 관세 영향은 2분기에 그치지 않고 3~4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는 이에 '단기 가격 전략, 중장기 현지화 전략'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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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2025년 2분기 실적 [사진=현대차] |
현대차는 이날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3조6016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대비 15.8% 감소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48조2867억원(자동차 37조302억원, 금융 및 기타 11조25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했다. 역대 최대 수준의 하이브리드 판매 및 금융 부문 실적 개선 등이 매출액 증가에 힘을 보탰다.
도매 판매는 106만5836대, 경상이익 4조3853억원, 당기순이익 3조2504억원(비지배지분 포함)이다. 영업이익률은 인센티브 증가 및 투자 확대 추세 속에도 우호적인 환율 효과 등으로 인해 7.5%를 기록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내,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 판매량 증대로 외형적 성장이 가능했지만, 미국 관세 영향이 본격화되고, 경쟁 심화에 따른 글로벌 인센티브 및 판매 비용 증가 등의 원인으로 손익이 둔화됐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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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2025년 2분기 미국 판매 현황 [사진=현대차] |
◆ 글로벌 판매, 전년비 0.8% 증가한 106만5836대...2분기 주당 배당금 2500원
현대차는 2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106만5836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0.8% 증가한 수치다. 국내 시장에서는 팰리세이드 및 아이오닉 9 신차효과로 SUV 판매가 성장하며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18만8540대가 판매됐다.
해외에서는 미국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한 26만2305대를 기록했다. 대외 환경 악화로 신흥 시장 판매가 감소했지만 해외 전체적으로는 전년 동기보다 0.7% 증가한 87만7296대가 팔렸다.
2분기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대수(상용 포함)는 유럽 지역 중심 EV 판매 비중 확대, 하이브리드 라인업 강화에 따른 판매 견인 효과로 전년 동기 대비 36.4% 증가한 26만2126대가 판매됐다. 이중 EV는 7만8802대, 하이브리드는 16만8703대로 집계됐다.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7.3% 증가한 48조2867억원을 기록했다. 북미 시장의 판매 호조와 함께 우호적인 환율 등에 힘입어 매출 상승세를 이어 나갔다. 2025년 2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전년 동기 대비 2.4% 오른 1404원이다.
매출 원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2.7%p(포인트) 상승한 81.1%를 기록했다. 판매 관리비는 마케팅 및 연구비용의 소폭 증가에도 불구하고 판매보증비용의 감소로, 매출액 대비 판매 관리비 비율은 전년 동기 대비 하락한 11.4%를 나타냈다.
현대차는 지난해 발표한 밸류업 프로그램에 의거해 2025년 2분기 주당 배당금을 전년 동기(2000원)보다 25% 오른 2500원으로 발표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는 거시적인 경영 환경 변화에도 불구하고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해 기존에 약속한 주주환원 정책의 충실한 이행을 위해 지속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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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HMGMA에서 생산된 아이오닉 5 차량에 기념 서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
◆ "2분기 관세로 8282억원 영업이익 줄어...3~4분기 더 영향 받을 것"
현대차는 실적 발표 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관세 영향과 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관세 정책 대응 방안에 대해 "현 시점에서 관세 정책의 방향성에 대해 개별기업인 당사로서는 말씀드리는데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단기 대응 방안으로는 경쟁사 등 시장 상황을 면밀히 고려해 인센티브와 가격전략을 실시하고, 재료비, 가공비 절감은 물론 부품 변경을 추진해 생산 효율화를 통한 근본적 대응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중장기 전략으로는 R&D, 생산, 품질 등 다각적 부분에서 전략적인 부품 현지화를 추진하고자 한다"며 "시나리오 별로 완성차 현지생산 확대를 면밀히 검토해 탄력적으로 시장에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현대차가 밝힌 2분기 관세로 인한 영업이익 손실 규모는 8282억원 수준이다. 현대차는 "2분기는 풀코스로 관세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니다"라며 "관세 영향으로 3,4분기에는 더 많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 새로운 전략을 빠르게 따라가는 기업)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며 "관세에 따라서 가격 조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고 했다.
현대차는 "일본과 미국 관세 협상이 일단락 됐다는 발표에도 한국이 어느 정도로 낮춰질지는 예상할 수 없다"면서도 "현재 관세 25%에서 조금 하향될 수 있다는 기대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현지화 전략 중 하나인 부품 소싱(공급) 다변화 전략에 대해 "부품소싱 변경은 단기간 내 이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3분기부터 당장 나오는 것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
이어 "현재 부품소싱 다변화를 위해 TF를 가동 중에 있다"며 "200여개의 부품에 대해 업체 견적을 받았고, 단계별로 진행이 돼야한다. 품질, 구매 등 다각도로 점검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은 다소 걸릴 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앨라배마 공장이 가동한 지 20년이 됐다. 이곳에서의 생산효율성을 메타플랜트아메리카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이로 인한 효과는 3분기부터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