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등록 : 2025-07-24 10:16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한국 정부가 미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자동차 등 주요 수출품에 대한 관세 인하를 대가로, 대규모 대미 투자 약속을 요청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23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한국과 미국이 미국 내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기금 조성 방안을 협의 중이며, 그 구조는 전날(22일) 일본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체결한 무역합의와 유사하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한국과의 협상에서 관세를 15% 수준으로 인하하는 안을 중심으로 논의하고 있으며, 자동차에 대한 인하도 포함돼 있다고 전해졌다. 미국산 제품 구매 확대 등 투자 외 요소도 함께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은 협상에서 수천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 약속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은 4000억 달러(약 548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한국 측에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금액은 러트닉 장관이 일본과의 협상 초기에 등장한 수치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측과의 협상에서 이를 5500억 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이 한국의 두 배 이상이라는 점을 들어, 한국 입장에선 동일한 투자 규모가 현실적으로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한국 기업들은 이미 대규모 미국 투자를 발표한 바 있다며, 현대차그룹이 지난 3월 백악관을 방문해,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 확대와 루이지애나주 제철소 건설 등을 포함한 210억 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고도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한국이 일본과 유사한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경쟁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일본은 25%로 예고된 대미 관세를 15%로 낮추는 데 성공했고, 자동차 관세는 25%가 아닌 기존 세율까지 더해 15%로 인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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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