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등록 : 2025-07-14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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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교역국을 겨냥한 지속적인 '관세 공세'에도 불구하고 최고가를 경신하며 '내성'을 발휘해 온 미국 주식시장이 시험대에 올라섰다.
지난 주말 12일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유럽연합(EU)과 멕시코 수입품에 대한 '30% 관세율(8월1일)'을 둘러싸고 '협상용'일 뿐이라며 예상 파급력을 격하하는 시각과 '서프라이즈'라는 경계감이 공존하고 있다.
◆트럼프 공세 속 최고치
지난주 미국 주가지수는 여러 관세 악재에도 불구하고 최고치를 경신해 나갔다. 주간으로는 S&P500이 0.3% 하락하는 등 하락세를 보였지만 지난주 10일까지 9거래일 중 5차례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낙관론이 완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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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요 주가지수 및 자산군별 주간(week) 성과 [자료=에드워드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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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S&P500 업종별 주간(1W%) 성과, 관련 ETF 기준 [자료=코이핀] |
전반적으로 트럼프발 악재에 반응하는 주식시장의 민감도가 축소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주 트럼프 행정부는 브라질에 50%, 캐나다에 35%의 관세 부과를 예고한 한편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과 관련해서는 연준 건물 개보수 거짓 증언 혐의를 제기하며 해임 명분 마련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주식시장의 '내성 발휘'는 이른바 'TACO(트럼프는 언제나 꼬리를 내린다)'라는 인식의 확산을 배경으로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고율 관세를 발표해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지면 결국 정책을 완화해 안도감을 유발할 것이라는 기대가 현재 '방탄 장세'의 배경이 됐다는 거다.
스레셔애널리틱스에 따르면 미국 거래소에서 지난 한 달 동안 하락 종목의 거래량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42%로 조사됐다. 2020년 이후 최저치다. 전채 거래량 중 58%가 상승 종목에 집중됐다는 뜻으로 투자자들이 주가 상승에 적극 베팅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TACO 인식 시험대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의 TACO 인식이 주말 사이 공개된 대EU·멕시코 '관세율 30%'로 재차 시험대에 올라섰다고 했다.
JP모간애셋매니지먼트의 데이비드 레보비치 멀티애셋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트럼프가 항상 물러날 것이라는 생각에 너무 편안해지고 있다"며 "아무 것도 장담할 수 없는 환경에서 모든 사람이 뭔가를 아는 분위기로 바뀌었다"고 했다.
그는 이어 "금융시장에서 균열이 나타날 떄까지 어디까지 시세를 밀어붙일 수 있는지 보는 스트레스 테스트를 거치는 것 같다"고 했다.
경계감을 표하는 전문가들은 '30% 관세율'에 대해 서프라이즈라고 했다. 종전까지 투자자들은 대EU 관세율을 10%로 예상해 온 것으로 추정되는데 30%는 이를 크게 뛰어넘는 수치이기 때문이다. 미국과 원할하게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았던 EU 측에서도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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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 [사진=블룸버그통신] |
EU와 멕시코에 제시된 30% 관세율에서 TACO 인식의 균열 위험성을 보는 시각도 있다.
니버트파이낸셜의 마크 말렉 최고투자책임자(CIO)에 따르면 현재까지 트럼프 행정부에서 발송된 22개 또는 23개의 관세 서한을 보면 30%가 전반적으로 제안된 평균 수치라고 한다.
달리 표현하면 트럼프 행정부가 '30%' 관세율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얘긴데 이는 주식시장이 기본 시나리오로 상정했던 10%보다 상당히 높은 수치에 해당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아디티야 바베 이코노미스트는 "[지난주 공개된] 관세들은 실효 세율을 약 2%p 높일 것"이라며 "지난 12개월간의 수입 구성을 기준으로 할 때 실효 세율은 거의 14%까지 오를 것"이라고 했다. 이어 "실효 관세율이 약 10% 수준에서 안착할 것이라는 당사의 기본 시나리오에 상승 위험이 있다"고 평했다.
◆단기 과열 부담
주식시장의 높은 시세 수위를 고려할 때 대EU와 멕시코 관세율에서 드러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기조는 시세 변동성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경계론자들의 주장이다.
팩트셋에 따르면 현재 S&P500의 주가수익배율(PER, 포워드)는 22.4배로 지난 3년 동안의 기록에서 최고치에 해당한다. S&P500은 올해 4월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발' 당시의 연중 저점(8일)에서 현재까지 3달여 만에 26%나 뛴 상태다.
2주 전 S&P500 시세의 6300 도달 시 매도를 권장했던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마이클 하트넷 전략가는 강세를 기대하는 투자자들의 '과신'을 재차 경계했다. 그는 고객 피드백을 받아본 결과 "아무도 밸류에이션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고 했다.
하트넷 전략가는 당사가 실시하는 월간 펀드매니저 설문조사(FMS)의 '역발상 지표'로서의 기능을 거론하며 이번 주 15일 공개될 7월분 결과에서 강세 심리가 나타날 경우 '차익실현 매물'이나 '여름철 조정'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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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월간 펀드매니저 설문 결과, 붉은색은 강세 투자심리, 초록색은 약세 심리 표시 [자료=BofA] |
▶②편에서 계속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