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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저격 콘텐츠로 재무장"...롯데百, 지방 중소형점 '체질 개선' 승부수

기사등록 : 2025-07-09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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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점, 8월 1~3층 리뉴얼 오픈...크리드·딥디크 등 고가 니치 향수 입점
대구점도 지난 5월 공간 재배치...아동군 매출 UP, 방문객 수도 10배 증가
TF 발족하고 전략적 점포 개편 추진..."본원적 경쟁력 강화 필요" 판단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롯데백화점이 지방 중소형 점포의 체질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기 불황 속 소비 위축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백화점 큰손으로 자리매김한 MZ세대의 '취향'을 정조준해 외형 성장을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오는 8월 백화점 일부 층을 리뉴얼 오픈하는 전주점에는 고가 니치 향수를 전면 배치해 젊은 고객 잡기에 나선다. 실적이 악화 추세인 지방 중소형점의 외형 성장을 위해서는 본원적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롯데백화점 전주점 전경. [사진=롯데백화점 홈페이지 캡처]

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다음 달 중 전주점의 지상 1~3층 리뉴얼을 완료하고 재오픈할 예정이다.

전주점의 리뉴얼 핵심은 뷰티 경쟁력 강화다. 프리미엄 브랜드 중심의 상품군을 확대해 2030 여성 고객층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무기는 인기 니치 향수다. 이번에 새롭게 입점하는 '크리드'와 '딥디크'는 고가 니치 향수 브랜드로, 소비자의 감성 소비를 자극하는 대표 브랜드다.

크리드는 명품 브랜드 구찌(Gucci)와 보테가베네타(Bottega Veneta) 등을 보유한 프랑스 케링그룹이 2023년 인수한 고급 니치 향수 브랜드다. 매년 가격을 올려 100만원 넘는 가격대의 향수도 있다. 로얄 익스클루시브 라인의 경우 현재 83만원(75㎖)에 판매 중이다. 1㎖에 1만원이 넘는 셈이다. 딥디크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국내 판권을 가진 브랜드로, 젠더리스 감성을 앞세워 MZ세대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전주점은 앞서 발몽, 로에베 등 프리미엄 뷰티 브랜드도 입점시킨 데 이어 니치 향수 브랜드까지 보강해 매출 증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니치 향수 매출이 성장세에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실제로 올해 1~6월까지 롯데백화점 전체 니치 향수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5% 신장했다. 전체 유통업계가 내수 부진에 시달리는 가운데 이뤄낸 두 자릿수 신장률이란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 1층에 위치한 '코프트(COFT) 매장 전경. [사진=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 대구점은 지난 5월 말 점포 리뉴얼을 단행했다. 특히 기존 백화점의 전통적인 매장 배치 공식을 과감히 벗어났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백화점 1~2층은 해외 명품이나 럭셔리 뷰티 브랜드 등 고가 브랜드를 배치해 브랜드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것이 업계 관행이다. 그러나 대구점은 이러한 공식을 깨고 1층에 멀티 브랜드 큐레이션 스토어 '코프트(COFT)'를 전면 배치했다. 코프트는 패션·라이프스타일 상품과 F&B(식음료) 콘텐츠를 한 공간에 융합한 것이 특징이다. 

F&B 매장에는 대구 빵지순례 맛집으로 유명한 카페 '두낫디스터브'와 부산 해운대의 맛집 성지로 떠오른 스페셜티 커피전문점 '커피프론트'가 입점했다. 지난 달에는 애플의 공식 리셀러 매장인 '프리스비'도 새롭게 들어서며 젊은 층의 취향을 저격했다는 평가다. 

2층은 '영컬처관'으로 탈바꿈했다. 이 공간에는 '탑텐', 'ABC마트'와 같은 SPA 브랜드부터 '커버낫', '와키윌리' 등 유스컬처 브랜드, '캉골', '리바이스' 등 기존 브랜드 리뉴얼 매장이 함께 입점했다. 올리브영도 신규 입점하며 K뷰티 수요도 끌어안았다.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대구점은 아동군 카테고리 강화 효과로 리뉴얼 이전 대비 20% 가량의 매출 신장에 성공했다. 리뉴얼은 집객 효과로도 이어졌다. 지난 5월 30일 '영컬처관' 오픈 이후 지난 달 17일까지 백화점 2층 방문객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0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주점 역시 지난해 A.P.C, 톰그레이하운드, 송지오 등 인지도 높은 패션 브랜드를 유치해 고객 유입 효과를 봤다. 

이처럼 롯데백화점이 지방 중소형점 리뉴얼에 드라이브를 거는 것은 국내 백화점 산업의 극심한 양극화 구조와도 맞닿아 있다. 실제로 전국 백화점 상위 12개 점포의 매출이 전체 매출의 53%를 차지하고 있으며, 하위 20개 점포의 매출 총합(3조1478억 원)은 1위 점포인 신세계 강남점(3조2325억 원)보다도 적은 수준이다.

롯데백화점의 지방 중소형점 13개 중 12개가 매출 2000억원 미만으로 집계되며, 전국 하위권 점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의 67%에 달한다.

상황이 이쯤되자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중소형점 활성화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고, 지방 점포 중심의 리뉴얼과 맞춤형 콘텐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방 중소형점의 경쟁력을 높이지 않는다면 향후 외형 성장도 담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롯데백화점의 올 1분기 별도 기준 순매출액은 같은 기간 1.1% 감소한 8063억원에 그쳤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지역 중소형점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방 및 수도권 중소형 점포에 대한 맞춤형 MD(상품기획) 전략과 운영 효율화, 쇼핑 환경 개선을 추진 중"이라며 "수도권 대형점에 버금갈 정도로 쇼핑의 질을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nr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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