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등록 : 2025-07-09 07:13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국제유가는 미국의 원유 생산 감소 전망과 홍해 지역에서의 무장 충돌 재개, 트럼프 대통령의 구리 관세 부과 등의 영향으로 8일(현지시간) 2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금값은 미국 국채 금리 상승에 밀려 하락세를 보였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9월물은 이날 배럴당 0.8%(57센트) 오른 70.15달러에 마감하며 6월 23일 이후 최고치를 이틀 연속 경신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8월물은 0.6%(40센트) 상승한 68.3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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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시추 현장 [사진=블룸버그] |
◆ 트럼프 관세·홍해 무력 충돌에 WTI·브렌트유 모두 이틀 연속 최고치
필 플린 프라이스퓨처스그룹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원유 생산 전망 하향이 랠리의 촉매가 됐고, 구리 관세 소식과 홍해 긴장 고조도 유가 상승에 일조했다"고 분석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유가 하락 여파로 미국 내 원유 생산이 둔화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2025년 생산량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홍해에서는 리비리아 국적의 그리스 선사 소속 화물선 '이터니티 C'호가 예멘 인근 해상에서 드론과 쾌속정 공격을 받아 선원 3명이 사망했다. 몇 달간 이어졌던 비교적 조용한 기간 이후, 하루에 두 건의 공격이 발생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해당 해역을 우회하는 에너지 수송선 증가로 물류 비용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술적 관점에서도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70달러를 돌파하며 숏커버링(매도 포지션을 반대매매를 통해 청산하는 환매수)를 유도한 점, 최근 미국 휘발유와 디젤 가격 상승으로 정제 마진(크랙 스프레드)이 확대된 점도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에너지 자문업체 리터부시앤어소시에이츠는 "부정적인 뉴스 흐름 속에서도 유가가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 시장의 저력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다만, 주요 산유국들의 연합체인 OPEC+(오펙 플러스)가 오는 8월부터 하루 54만8000배럴(bpd)의 증산 계획을 밝힌 점과,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관세 예고는 유가 상승세의 제동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금값, 10년물 금리 급등 여파에 하락…'무이자 자산' 매력↓
반면, 금값은 이날 하락세를 나타냈다.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2주 만에 최고치로 치솟으며 금과 같은 무이자 자산의 매력을 떨어뜨린 것이 주된 배경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현물 금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2% 내린 온스당 3,328.67달러를 기록했고, 금 선물은 0.1% 하락한 3,338.20달러에 거래됐다.
UBS의 지오반니 스타우노보 애널리스트는 "금은 지금 '진퇴양난'의 상황"이라며 "한편으로는 미국의 대중국·대한국 무역 마찰이 금값을 지지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미 국채 금리 상승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한국 등 14개국을 대상으로 오는 8월 1일부터 최대 5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협상 의향이 있는 국가에는 유예를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지만, 현재까지 영국과 베트남을 제외하고 실질적인 합의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중국은 즉각 반발하며 "미국이 공급망에서 자국을 배제하는 협정을 맺을 경우 보복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6월 의사록 의사록은 9일 공개될 예정이며, 투자자들은 연준의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실마리를 얻기 위해 주시하고 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