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등록 : 2025-06-23 15:36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에 따른 중동 정세가 악화되면서 국내 주요 금융권이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각 사별로 중동리스크 영향을 점검하고 향후 대응 시나리오를 세웠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이날 오전 양종희 회장 주재의 지주임원 회의를 개최하고 중동리스크 영향을 논의했다. 발생 가능한 시나리오를 점검, 대응 계획 수립하는 차원이다.
![]() |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미국이 이란의 핵시설을 폭격한 가운데, 23일 오전 코스피가 전장 종가보다 34.95 포인트(1.16%) 하락하며 2986.89로, 코스닥은 15.44포인트(1.95%) 하락한 776.08로 시작한 가운데,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15.20원 상승한 1380.8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2025.06.23 yym58@newspim.com |
국내 주요 금융사 및 은행권은 이란과 이스라엘의 충돌이 국제 주변국가로 확전될 경우 주요 산유국들의 유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이를 주시하고 있다. 전세계 원유의 20%가 유통되는 호르무즈 해협을 이란이 봉쇄할 경우 국제 유가가 크게 오를 수 있는 점도 위험 요소로 지목했다.
KB금융지주는 현재 글로벌 부문을 포함한 전반적인 금융시장을 모니터링하고, 자본시장 손익 등을 일별로 점검하고 있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시장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주요 리스크 요인을 사전에 식별하고 자산 포트폴리오 조정 등 선제적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내부 의사결정 체계 고도화 중이며 글로벌 주요 사건에 대한 시나리오 별 대응 방안도 지속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제 유가 급등 시 피해(예상) 중소기업 지원 방안 선제 검토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NH농협금융 또한 이날 오전 주간 회의를 통해 중동 지역 긴장 고조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을 점검했다. 환율과 금리 등 주요 지표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리스크 대응체계도 지속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하나은행은 중동 사태로 인해 경영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중소기업ㆍ소상공인을 위한 긴급 금융지원에 나선다. 이호성 하나은행장은 전날인 22일 오후 중동 분쟁 격화에 따라 금융시장 제반사항 점검을 위한 긴급 점검 회의를 개최해 환율, 유가, 금리 변동으로 인한 예상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모니터링 강화 및 신속한 시장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또 이날 오전 오전 긴급 임원 회의를 열고 급격한 금융ㆍ외환시장 변동에 따라 어려움이 예상되는 수출입기업과 소상공인은 물론 중동지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경영 안정화를 위한 긴급 유동성 지원방안을 적극 실시키로 했다.
이를 통해 하나은행은 중소기업ㆍ소상공인의 긴급 유동성 지원을 위해 총 11조3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공급한다. 우선 중소기업을 위한 총 2조원 규모의 '유동성 신속지원 특별프로그램'을 신규 시행한다. 기존 운영 중인 '주거래 우대 장기대출' 등 특판대출의 경우 한도를 8조원 추가 증액해 자금을 공급해 나갈 계획이다.
소상공인을 위한 별도 금융지원도 실시한다. 최대 2%의 우대금리가 적용되는 '행복플러스 소호대출' 등 특판대출의 한도를 1조3000억원 증액한다.
이밖에도 지난 1월 한국무역보험공사와 체결한 총 7000억원 규모의 '2차 수출패키지 우대금융' 업무협약을 통해 수출보증ㆍ보험료 100% 지원, 외국환 수수료 및 환율 우대 등 중소ㆍ중견 수출기업을 위한 금융지원도 지속할 계획이다.
이호성 하나은행장은 "이번 중동 사태로 금융ㆍ외환시장의 불확실성이 증대된 상황 속에서 하나은행은 우리나라 중소기업ㆍ소상공인들이 경제활동을 안정적으로 영위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