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등록 : 2025-06-23 10:40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미국의 이란 핵시설 타격으로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자 금융권이 비상대응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달러/원 환율이 1400원대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보고있다. 사태 장기화로 국제 유가가 계속 상승할 경우 국내 인플레이션 우려로 하락 조정세에 접어들었던 금리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현지 시간 22일, 이란 국영 방송은 이란 의회가 미국의 자국 핵시설 타격에 대응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의결했다고 보도했다. 최종 결정권을 가진 '최고국가안보회의(SNSC)'의 결정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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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미국이 이란의 핵시설을 폭격한 가운데, 23일 오전 코스피가 전장 종가보다 34.95 포인트(1.16%) 하락하며 2986.89로, 코스닥은 15.44포인트(1.95%) 하락한 776.08로 시작한 가운데,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5.06.23 yym58@newspim.com |
걸프 해역 입구로 자리잡은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소비량의 약 25% 통과하는 곳으로 봉쇄가 현실화면 국제 유가 급등이 불가피하다.
유가 급등에 따른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4대 금융그룹 등 금융권은 비상대응에 나섰다.
우리금융은 주말인 22일 저녁 임종룡 회장이 긴급 회의를 개최해 국내 금융 및 외환시장에 대한 철저한 선제적 대응을 강조했다. KB금융과 신한금융, 하나금융 등도 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금융그룹 관계자는 "유동성 위기상황에 대비하고 금융의 원활한 자금 공급 역할을 유지하기 위해 내외부 자금 흐름 현황과 조달금리 상황 등을 실시간 모니터링 하고 있으며 위기상황에 대비한 비상조달·공급계획 점검 등을 통해 대응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자본적정성 유지를 위해 관계사별 일별 자산증감 모니터링 실시 등 특이 동향 점검이다. 중동 분쟁 격화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경우에 대해서는 필요하다고 판단될 시 추가 유동성 확보 및 실물 경제 지원 등 기 수립한 시나리오에 따라 대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환율은 달러/원 환율은 9.4원 오른 1375.0원으로 장을 시작했다. 미국의 이란 타격에 따른 중동 리스크가 확대되면 유가 상승 구간에 따라 단기간에 1400원대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호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 상승은 국채금리 상승을 경유해 달러 강세 압력으로 반영된다"며 "서부텍사스산원유(WTI) 85달러 수준에서 1390~1520원, 90달러 수준에서는 1430~1460원까지 오버슈팅이 발생할 가능성도 표본 외 동적예측을 통해 확인된다"고 밝혔다. 현지시간 22일 기준 WTI는 73.84달러 수준이다.
외환 수급에도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5월 외환보유액은 4046억달러로 5년 1개월래 최저치다. 금융기관 외화예수금 감소와 외환당국의 변동성 완화 조치 등이 영향을 미쳤다. 1300원대로 안정됐던 환율이 다시 급등하면 4000억달러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면 국내 금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 인하로 대출금리가 빠르게 낮아지고 있지만 국제 유가 상승 등으로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 내수에도 악영향을 미쳐 다시 금리 조정의 필요성이 대두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로 점차 낮아지던 대출금리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언급했던 부동산과 추경 등의 영향으로 하락세로 조정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사태로 국제 유가가 급증하면 금리 상승 재료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국내 경기는 국제 유가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장기화되면 인플레이션 가능성도 있다. 부동산에 추경, 그리고 국제 유가까지 더해지면 대출금리는 다시 상승할 수 있다"고 밝혔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