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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프리미엄 TV까지 흔드는 中…삼성·LG전자, 중저가 OLED 꺼내나

기사등록 : 2025-06-05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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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TCL·하이센스, 출하량 앞세워 한국 첫 추월
국내 업체, '프리미엄 고수' 전략 재검토 움직임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글로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프리미엄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사이, 중국 TV 제조사들이 조용히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시장 판도를 흔들고 있다. TCL·하이센스 등은 중저가 OLED 제품을 앞세워 출하량에서 처음으로 한국 업체들을 추월했고 초대형·프리미엄 시장까지 공략하며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국내 업체들도 프리미엄 전략을 유지하면서 일부 시장을 겨냥한 중저가 OLED 카드까지 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가성비 앞세운 중국 OLED, 점유율 반등

5일 업계에 따르면 TCL, 하이센스 등 중국 TV 제조사들은 OLED 라인업을 빠르게 확대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기존에는 LCD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왔지만, 최근에는 OLED 수요 확대에 맞춰 중저가 중심의 OLED TV 제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특히 TCL은 100만원대 초중반 가격의 OLED TV를 앞세워 프리미엄과 보급형 사이의 시장을 공략 중이다. 하이센스도 프리미엄급 미니 LED 제품군에 더해 OLED TV 비중을 늘리며 제품 다각화에 나섰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TCL·하이센스·샤오미 등 중국 3사의 TV 출하량 합산 점유율은 31%에 달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점유율(29.9%)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중국 TV 업체들이 중저가 시장을 넘어 글로벌 전체 TV 시장 점유율에서도 한국 기업을 추월한 것이다.

LG 올레드 TV [사진=LG전자]

75인치 이상 초대형 TV 시장에서 삼성전자(28.7%)와 LG전자(15.1%)는 여전히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지만, 최근 5년간 점유율은 하락세다. 반면 TCL과 하이센스는 2020년 각각 5.1%, 4.2%였던 점유율을 지난해 15%, 14.6%로 끌어올리며 '프리미엄 대항마'로 부상했다.

중국 업체들이 주력하는 전략은 가성비다. 대부분 자국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나 CSOT로부터 OLED 패널을 공급받고 있으며 최근에는 이들 패널의 품질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부 제품은 여전히 LG디스플레이의 WOLED 패널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점차 내재화 비중을 높이며 단가를 낮추고 있다.

특히 북미·유럽 등 선진 시장을 정조준한 공급 확대가 눈에 띈다. TCL은 미국 대형 유통 채널을 중심으로 중가 OLED TV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으며, 유럽에서도 유통망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하이센스 역시 월드컵·올림픽 등 글로벌 스포츠 마케팅을 앞세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한편, OLED를 포함한 프리미엄 라인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 '기술력' 고수하는 삼성·LG…가격 다변화 전략 검토

삼성과 LG전자는 여전히 OLED TV 시장에서 기술력과 브랜드 신뢰도를 무기로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LG전자는 2025년형 올레드 TV 라인업을 ▲프리미엄 모델인 '올레드 에보(M5·G5·C5)' ▲일반형 모델인 'B5' 등으로 구성하고 42형부터 97형까지 업계 최다 사이즈 구성을 갖췄다. 특히 올레드 에보 시리즈는 디스플레이 알고리즘과 유기 화합물 적층 구조를 새롭게 바꾼 기술을 통해 일반 모델 대비 최대 3배 밝기를 구현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네오 QLED 8K, OLED, QLED, 더 프레임 등 AI TV 라인업 강화 ▲115형·100형 초대형 모델 추가 등 폭넓은 제품군을 선보이며 지난해 9개 시리즈 34개 모델에서 올해는 14개 시리즈 61개 모델로 AI TV 라인업을 대폭 확장했다. 특히 OLED 부문에서는 SF90 시리즈를 중심으로 42형부터 83형까지 3개 시리즈 14개 모델을 출시해 OLED 선호 소비자층을 정조준했다.

삼성전자 모델이 2025년형 AI TV 신제품 'OLED(83SF95)'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다만 중국 기업들의 중저가 OLED 공세가 본격화되면서 삼성과 LG도 대응 전략 마련이 불가피해졌다. 현재 두 회사 모두 소비자 가격 기준 150만원 이하의 OLED TV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기업들이 프리미엄 전략을 유지하면서 '엔트리급 OLED' 라인업을 일부 신흥시장과 온라인 전용 모델에 한해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LG는 OLED TV 시장에서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고급화를 추구해왔지만, 중국 기업들이 중가 시장을 잠식하는 속도가 빨라지면 전략 수정이 필요할 수 있다"며 "LCD에서 그랬듯 OLED에서도 시장 하단을 놓치면 전체 생태계 주도권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kji0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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