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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고체 배터리로 승부수 띄운 K-배터리…中 독주 막을 '한 수' 될까

기사등록 : 2025-06-04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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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점유율 中 67.5% vs 韓 18.7%
韓, 기술투자 늘리며 전고체 개발 속도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국내 배터리 3사가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 중국과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는 가운데, 차세대 기술로 판도를 뒤집겠다는 전략이다.

4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국내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누적 사용량 기준 합산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4.6%p 하락한 18.7%로 집계됐다.

LG에너지솔루션이 10.7%로 가장 많았고, SK온 4.7%, 삼성SDI 3.3% 순이었다.

연간 누적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자료=SNE리서치]

같은 기간 중국 업체들의 상위 10위권 안에 6곳이 이름을 올렸다. 점유율만 67.5%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중국 1위 업체 CATL은 38.3%를 점유해 독주 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다. BYD도 16.7%로 2위 자리를 지켰다.

중국 업체들은 LFP(리튬인산철)와 소듐이온 배터리 등 중저가 전지 시장에서 빠르게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CATL과 BYD 등은 이미 LFP 제품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수주를 확대 중이다. 여기에 CATL은 최근 2세대 소듐이온 배터리 '낙스트라'를 공개하며 차세대 저가형 배터리 시장 선점에도 나섰다.

이 같은 흐름 속에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하이엔드 배터리 개발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 특히 전고체 배터리는 향후 시장 경쟁력의 핵심으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을 액체가 아닌 고체로 대체한 차세대 이차전지다. 폭발 위험이 낮고, 에너지 밀도가 높아 주행거리 향상과 충전 시간 단축에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한계를 넘어설 '꿈의 배터리'로 평가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의 올해 1분기 배터리 생산 가동률은 전년 대비 다소 줄었지만, 전고체 배터리를 포함한 차세대 기술 연구개발(R&D)에는 오히려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R&D 비용은 전체 매출 대비 4.9%, 삼성SDI는 11.2%로 집계됐다. 각각 전년 대비 0.7%p, 3.4%p 증가한 수치다. SK온도 4.83%로 투자를 늘렸다.

전고체 배터리 개념도 [사진=삼성SDI]

기업별로 전고체 개발 현황을 살펴보면, 삼성SDI의 양산 속도가 가장 빠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DI는 오는 2027년 양산을 목표로 각형 기반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진행 중이다. 현재 파일럿 라인을 가동하며 고객사들에 샘플 제공도 병행하고 있다. 향후 업그레이드 샘플을 준비하는 등 양산 준비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완성도에 집중해 2030년에 양산하겠다는 목표를 잡았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향후 바이폴로 구조의 전고체 배터리 개발도 추진할 계획이다.

김동명 사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전고체 배터리 자체가 굉장히 어려운 기술"이라며 "디자인 기술보다는 양산 기술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양산 기술과 병행 진행해 실질적인 선두를 해보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SK온도 고분자-산화물 복합계 전고체는 2027년, 황화물계 전고체는 2029년쯤 상용화하는 것이 목표다. 올해 하반기 완공하는 대전 배터리연구원의 파일럿 플랜트를 통해 시제품을 만들 방침이다.

배터리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배터리 3사가 추구하는 고성능·고부가 제품 전략의 정점에 전고체 배터리가 있다"며 "중국이 저가형 배터리에서 빠르게 치고 나가는 상황에서 기술력을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포석"이라고 말했다.

다만 상용화까지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고체전해질의 이온 전도율 문제, 전극과 전해질 간 계면 안정성 확보, 높은 단가 등의 과제가 여전히 남아있다. 이에 관련 업계에서는 양산에 성공해도 실제 전기차에 적용하기 위해선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배터리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전고체 배터리는 단순히 차세대 배터리가 아니라 배터리 산업의 지형을 바꿀 핵심 기술"이라며 "한국 배터리 업계가 기술 상용화의 주도권을 잡는다면 글로벌 시장 판도도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ay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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