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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연정, 11개월 만에 붕괴… 극우 성향 자유당 "이민 억제案에 파트너 동의 없어 탈퇴"

기사등록 : 2025-06-03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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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네덜란드 연정이 3일(현지시간) 정당간 이민 정책 이견으로 붕괴했다. 지난해 7월 연정이 구성된 지 11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조만간 조기총선이 실시될 전망이다. 당초 다음 총선은 오는 2028년 3월에 실시될 예정이었다. 

네덜란드 극우 성향 자유당의 헤이르트 빌더르스 대표. [사진=로이터 뉴스핌]

원내 1당이자 현 연정 내 최대 정당인 극우 성향의 '자유를 위한 정당(PW·자유당)의 헤이르트 빌더르스 대표는 이날 "자유당은 연정을 탈퇴하고 당 소속 장관 전원이 일제히 사임한다"고 발표했다. 

빌더르스 대표는 연정 탈퇴 이유에 대해 "(연정의) 파트너들이 이민 억제를 위한 새로운 제안에 서명하기를 거부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의) 이민 계획에는 (그들의) 서명이 없다"고 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자유당의 연정 탈퇴는 오는 24~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개최를 불과 20여일 앞두고 발생했다"고 했고, 로이터 통신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에서 다섯 번째로 경제 규모가 큰 나라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도널드 트럼프'라고 불리는 빌더르스 대표가 지난 2006년 창당한 자유당은 이슬란 경전(經典) 코란 금지, 이슬람 사원 폐쇄, 망명 신청자 수용 전면 중단 등을 주장해온 극우 성향 정당이다. 

빌더르스 대표는 지난주에 모든 망명 신청자에 대한 국경 폐쇄, 시리아 난민의 본국 송환, 망명 보호소 폐쇄 등  10개 항목을 담은 자신의 계획에 대한 즉각적인 지지를 요구했다. 

지난 2023년 11월 실시된 총선에서 자유당은 하원 전체 150석 중 37석을 차지하며 원내 1당을 차지했다. 실용주의 중도 정당들이 강세를 보여온 네덜란드에서 극우 성향 정당이 1당이 된 것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이었다. 

2위는 25석을 차지한 녹색·노동당 연합(GL/PvdA)이 차지했고, 중도 우파 자유민주당(VVD)은 24석으로 3위에 머물렀다.

자유당은 지난해 7월 자유민주당과 신사회계약당(NSC·20석), 농민시민운동당(BBB·7석)을 끌어들여 4당 연립정부를 구성하는데 성공했다. 연정 구성까지 299일이 걸려 역대 최장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연정 파트너들이 빌더르스 대표의 극우 성향을 지적하면서 총리 선출에 난색을 표시했고, 빌더르스 대표는 지난 3월 총리직 포기를 선언했다. 

연정에 참여하고 있는 정당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민주당은 "유럽 대륙에서는 지금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데 빌더르스 대표는 이런 도전에 맞서기는 커녕 책임을 질 의지가 없음을 보여줬다"고 했다. 신사회계약당은 "이 시점에서 정부를 무너뜨리는 것은 대단히 무책임한 일"이라고 말했다.

ihjang6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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