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서영 기자 =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16일 오세훈 서울시장을 연달아 방문하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본격적인 당내 경선을 앞두고 오 시장의 정책을 끌어안아 '중도층' 기반을 확대하겠다는 행보로 읽힌다.
이날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나경원·안철수 의원, 유정복 인천시장은 각각 오 시장이 근무하는 서울시청 집무실을 찾았다.김 전 장관은 '규제 철폐', 나 의원은 '反이재명', 안 의원은 '중도 확장성'에 각각 무게를 실었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오 시장의 '약자와의 동행' 정책을 대선 공약에 포함시켜 확장하겠다고 함께 입을 모았다.
먼저 김 전 장관은 이날 오전 7시 24분께 오 시장과 조찬 회동을 가졌다. 그는 오 시장의 '디딤돌소득', '서울런' 정책 등을 언급하며 이를 전국적으로 확대시키기 위해선 과감한 규제 철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 시장과 오랫동안 같이 행정을 하고 국회의원도 하면서 정책적으로 공유하고 공감하는 부분에서 (내가) 다른 후보와는 좀 다른 게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오 시장이 훌륭한 정책을 가지고 뜻을 펼치려는 중간에 불출마한 것을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나 의원은 오 시장의 디딤돌소득 정책과 이 전 대표의 기본소득을 비교하는 등 이른바 '반명' 행보를 이어갔다. 그는 "오 시장의 디딤돌소득은 탈수급률이 8%가 넘었다. 굉장히 의미있는 결과"라며 "이 전 대표의 기본소득과 딱 비교된다. 기본소득은 격차도 해소되지 않는데 재정은 1년에 51조원이 들어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이 전 대표가 (당선)되면 대한민국이 어떻게 될까 걱정이 많은 것 같다"며 "이 전 대표가 되면 '드럼통'이 되고, 제가 되면 여러분 드림을 실현해주는 '드림통'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오 시장의 서울런 제도를 두고도 "제가 대통령이 되면 중위소득 85%까지 확대하겠다"며 "서울런이 '팔도런'이 될 수 있도록 전국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일각에서 나오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탈당 문제 등에 대해선 "대통령을 경선 한복판으로 끌어들이는건 적절치 않다"며 "공약과 정책으로 경쟁해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이어 오찬 회동을 마친 안철수 의원은 "오 시장과 저의 정치적 방향성이 가장 비슷하다"며 중도 확장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안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 중도는 굉장히 중요하다. 양쪽이 똘똘 뭉친 상태서 중도 한 표라도 더 가져오는 사람 이길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오 시장과 나는 뜻을 같이했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중도 유권자들이 바라는 것은 '도덕성'과 '능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도덕성에 있어서 이 전 대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제가 우위에 있고, 능력 또한 AI 발전, 산업, 일자리, 의정갈등 문제 등에 있어도 우위에 있다"고 자신했다.
앞서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지난 15일 오 시장과 비공개 만찬 회동을 가졌다. 홍 전 시장 캠프 비서실장인 김대식 의원은 만찬 뒤 기자들과 만나 "어떻게 하면 보수 우파를 재건하고 국민의힘이 승리할 것인가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특히 오 시장의 공약인 약자와의 동행에 대해 심도 있게 의견을 나눴다"고 전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오는 22일 일반 여론조사 100%로 4명의 2차 경선 진출자를 가려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