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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미국 통신 공룡 기업 AT&T(T) 주가가 2025년 초 이후 강력한 '아웃퍼폼(outperform, 시장 대비 높은 수익률 창출)'을 연출한 가운데 투자은행(IB) 업계는 추가 상승에 무게를 둔다.
대표적인 방어주라는 점에서 경기 하강 기류에 대한 저항력을 지녔을 뿐 아니라 관세 전쟁이라는 특수 상황 속에서 직접적인 타격을 피해가는 데 유리한 입지라는 판단이다.씨티그룹은 보고서를 내고 AT&T를 2025년 뉴욕증시의 톱픽으로 꼽았다. 경기 침체 리스크를 감안하더라도 업체의 중장기 이익 성장을 낙관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12개월 목표주가는 32달러. 4월8일(현지시각) 종가 26.39달러에서 21.26% 상승하는 시나리오를 제시한 셈이다.
관세 전쟁으로 인해 휴대폰 가격이 상승한다 하더라도 AT&T가 직접적인 타격을 피해갈 여지가 높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소비자들이 신형 휴대폰 구매나 업그레이드를 미루더라도 통신 서비스 사용을 중단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AT&T가 월 요금을 8~9달러 인상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져도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소비자들은 비싼 커피나 음료를 한 달에 두 어 차례 줄이는 대신 통신 서비스를 계속 이용하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레이몬드 제임스는 AT&T의 목표주가를 30달러로 제시했다. 최근 종가 대비 약 14% 상승 가능성을 예고한 셈이다.
캐나다의 스코샤뱅크는 보고서를 내고 AT&T의 목표주가를 28.50달러에서 29.00달러로 높여 잡았다. 투자 의견은 '섹터 수익률 상회'로 유지했다.
은행은 AT&T 경영진이 비즈니스 구조를 단순화 한 한편 부채 규모를 상당폭 축소한 데 따라 경기 하락 사이클에 대응할 수 있는 힘이 강화됐다고 판단했다.
이용자 1명 당 평균 매출액이 0.8%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2025년 상반기 레버리지 비율을 목표치인 2.5배로 달성, 수익성과 재무건전성 개선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은행은 강조한다.
AT&T를 장기 보유하면서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올리는 전략을 추천하는 의견도 나왔다. 미국 온라인 투자 매체 모틀리 풀은 기존의 주당 1.11달러의 연간 배당액을 기준으로 901주를 보유할 경우 연 1000달러의 배당금을 손에 쥘 수 있다고 설명한다.
2만4000달러 가량의 투자금으로 4% 내외의 안정적인 배당 수익률을 올리며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업체가 앞으로 3년 사이에만 배당과 자사주 매입으로 300억달러를 주주들에게 환원하기로 한 가운데 중장기적으로 이익 성장을 지속하며 배당을 이어갈 것으로 모틀리 풀은 예상한다.
시장 전문가들이 AT&T의 장기적인 배당 지급을 낙관하는 데는 느리지만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이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
2021~2022년 사이 수익성이 저조한 다이렉TV와 타임워너를 매각한 데 따라 전반적인 수익성이 개선되는 한편 부채 부담이 낮아졌다는 것.
업체는 2024~2027년 사이 매출액과 조정 EBITDA(법인세, 감가상각, 이자 차감 전 이익)이 각각 1.5%와 3.2%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EBITDA 대비 순부채 비율은 2024년 2.7배에서 2025년 상반기 2.5배로 떨어질 전망이다.
2025년 업체의 모바일 서비스 부문 매출액은 약 3% 늘어날 전망이고, 광케이블 사업 부문의 매출액은 10%대 중반의 성장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연방준비제도(Fed)의 피벗(pivot, 정책 전환)에 따른 시장 금리 하락도 AT&T 배당수익률의 매력을 높이는 대목이라고 월가는 설명한다.
경계 요인이 없지는 않다. 일부 투자자들은 AT&T 주가가 연초 이후 가파르게 상승한 데 따라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아졌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2025년 예상 이익을 기준으로 업체의 주가는 13배의 주가수익률(PER)에 거래되고 있다. 경쟁사 버라이즌 커뮤니케이션스가 10배 아래에서 등락하는 점을 감안할 때 상대적을 고평가됐다는 계산이 나온다.
EBITDA를 기준으로 보더라도 업체의 주가는 6.9배의 밸류에이션에 거래, 버라이즌의 수치인 6.5배를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잭스 리서치에 따르면 주가이익성장비율(PEG)의 경우 AT&T가 3.24배를 기록해 미국 통신 섹터 평균치와 부합했다.
AT&T의 상대적인 밸류에이션 부담에도 CNBC의 짐 크레이머 '매드 머니(Mad Money)' 진행자는 버라이즌의 비중을 축소하는 한편 AT&T를 늘리는 전략을 추천한다.
버라이즌이 과거의 경쟁력을 상실하는 반면 AT&T는 역동적인 사업 재편과 성장을 위한 투자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사실 미국 무선 이동통신 시장에서 AT&T의 직접적인 경쟁 상대가 버라이즌과 T-모바일이라는 점에서 크레이머의 의견은 업체에 크게 힘을 실어준다.
통신탑 건설과 네트워크 유지를 위한 대규모 비용부터 엄격한 규제까지 진입 장벽이 높은 시장에서 이용자 기반을 확대하는 움직임이 AT&T의 투자 매력을 높인다는 평가다.
핌코의 공동 창업자 빌 그로스는 지난달 비즈니스 인사이더와 인터뷰를 갖고 "매일 아침 뉴스를 볼 때마다 두통을 느낀다"며 "방어주 비중을 확대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뉴욕증시의 방어주 톱픽 가운데 하나로 AT&T를 지목했다.
시장 조사 업체 팁 랭크스에 따르면 AT&T에 투자 의견을 제시하는 투자은행(IB)은 총 23개 업체로, 이 중 매수를 추천한 곳이 18개로 파악됐다. 보유를 주문한 투자은행(IB)이 5개로 나타났고, 매도 의견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12개월 목표주가 평균치는 28.26달러로 7%의 상승 가능성을 예고한 가운데 상단과 하단이 각각 32달러와 19달러로 집계됐다.
shhw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