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24-03-06 18:04
[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윤석열 정부의 저출생 핵심 정책인 늘봄학교가 운영을 시작한지 3일 만에 200여건의 파행사례가 발생했다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밝혔다. 상당수 학교에서 늘봄 담당 교사를 구하지 못했고, 수업을 진행할 공간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전교조는 지난 4일부터 이날 오후까지 늘봄학교 운영 2761개교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한 결과 200여건의 파행사례가 접수됐다고 6일 밝혔다. 전교조는 이날 오전까지 80여건의 파행사례가 접수됐다고 밝혔는데, 반나절만에 100여건이 넘는 사례가 추가로 접수된 것이다.
전교조는 "정부가 대대적으로 홍보한 것과는 달리, 인력 및 공간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아 많은 학교에서 현장 교사들이 혼란과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했다. 또 "한 응답자는 학급 환경 구성이나 수업 준비, 각종 행정업무를 수행할 공간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교실을 늘봄 프로그램 운영 용도로 사용해야 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파행 사례로 경기 A 초등학교에서는 수업 강사를 구하지 못해 기존 교사들이 돌아가면서 강사로 투입되고 있었다. 이 학교는 늘봄 행정업무를 맡을 기간제 교사를 채용했지만, 정년 퇴임한 원로교사여서 늘봄 업무 수행이 어려운 상황이라고도 했다.
경북 C 초등학교는 늘봄 기간제 교사로 영어 중등교사 자격 소지자를 채용했지만 초등학교 업무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기존 교사에게 늘봄 업무가 떠넘겨 졌다.
이 밖에도 강원, 충북, 인천, 전남에서도 교사가 늘봄 프로그램 운영에 대체 투입되는 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전교조는 "이러한 파행사례는 교육부의 늘봄학교 추진방안을 거스르는 것"이라며 "초등학교 교육과정 운영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파행 사례에 대해 노동조합 차원에서 법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며 강력한 대응에 나서겠다고 했다.
전교조는 8일까지 늘봄학교 실태 전수조사를 시행하고 12일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다.
chogi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