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22-04-19 08:23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북한이 한국 측 자산인 금강산 골프장 숙박시설 철거를 신속히 마무리했다. 작업 일주일 만에 8개 건물이 모두 사라진 현장은 폐허로 변했다. 빠르게 무너지고 있는 해금강 호텔도 완전 해체를 앞뒀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19일 일일 단위 위성사진 서비스 '플래닛 랩스(Planet Labs)'가 지난 17일 촬영한 위성사진을 살펴본 결과 금강산 골프장의 숙박(리조트) 단지 건물이 모두 사라졌다며, 이곳에 위치한 중심부 건물을 비롯해 이 건물의 측면과 후면에 자리했던 8개의 건물이 모두 해체돼 바닥에 일부 흔적만을 남긴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후 약 일주일 만에 촬영된 새 위성사진을 통해 철거되지 않은 나머지 건물들도 모두 해체된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VOA는 일반에 공개가 제한된 고화질 위성사진을 통해 좀 더 자세한 상황을 파악해 볼 수 있었다며, 땅속으로 이어진 건물 구조물의 콘크리트 토대만 남긴 채 지붕과 건물의 외벽 등은 모두 무너져버렸다고 전했다.
위성사진 분석가인 닉 한센 미 스탠퍼드 대 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도 "건물들이 8일 만에 철거됐다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분석에 동의했다.
한센 연구원은 "어떻게 이처럼 빠른 속도로 해체를 할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며 "불도저로 밀어버렸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금강산 골프장은 한국 리조트 기업인 아난티가 현대아산으로부터 임대한 대지에 세운 시설이다. 2008년 개장했지만 불과 2개월 만에 한국인 관광객 박왕자 씨 피격사건이 발생해 사실상 운영이 중단됐다.
아난티 측은 금강산 사업을 정리하기로 했다면서 골프장 18개 홀과 리조트 96실 등 해당 시설의 자산 한화 507억원을 손상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철거를 진행해 온 해금강 호텔도 계속 해체가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VOA가 일반에 공개되지 않은 고화질 위성사진을 살펴본 결과 해금강 호텔은 1~3층 정도의 높이만을 남긴 채 윗부분이 모두 사라진 상태였다.
또 건물의 앞면에 큰 구멍이 뚫려 있는 것처럼 큼직한 어두운 색상도 확인됐다. 아울러 계속 위에서 아래층 방향으로 철거가 진행되는 듯 옥상에는 건설 자재들이 남아있었으며 건물 앞쪽 공터에는 건축 폐기물들이 쌓여 있다.
앞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2019년 10월 금강산을 시찰한 뒤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을 싹 들어내도록 하라"고 지시했으며, 약 2년 5개월 후인 지난달 6일부터 해금강호텔의 철거 정황이 포착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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