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20-11-14 22:21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제15차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해 지난 9월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언급한 '동북아시아 방역·보건협력체'의 적극적인 지지와 참여를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아세안 10개국과 한국·미국·중국·일본·호주·인도·뉴질랜드·러시아 등 총 18개국 정상·대표들이 화상으로 함께한 EAS 의제발언에서 "지난 9월 유엔총회에서 나는 남북한을 포함해 동북아 역내 국가들이 함께하는 동북아 방역·보건협력체를 제안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한국·북한·중국·일본·몽골이 함께하는 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 창설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관련국들의 호응은 사실상 현재까지 없었다는 평가다.문 대통령이 이날 다시 방역·보건협력체 구상을 언급한 것은 현재 세계가 자국의 국토를 지키는 '전통적인 안보'에서 재해와 재난 등에도 대응해야 하는 '포괄적 안보'로 안보 개념이 확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를 기반으로 한 북한의 참여 견인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다.
문 대통령은 "한국 국민은 '이웃'의 안전이 '나'의 안전이라는 생각으로 방역의 주체가 되고 있다"며 "한국 정부는 방역과 경제 모두에서 성과를 이룰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고 있다. 한국은 '이웃'의 범위를 '국경' 너머로 넓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2021년 도쿄, 2022년 북경으로 이어지는 동북아 릴레이 올림픽을 '방역-안전 올림픽'으로 치러내기 위해 긴밀히 협력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이 성공적인 '평화올림픽이 되었던 것처럼 회원국들의 신뢰와 협력으로 동북아 릴레이 올림픽이 '방역-안전 올림픽'으로 성공적으로 개최된다면 인류는 코로나 극복과 평화에 대한 희망을 더욱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해양 지속가능성을 위한 협력 등 도전 과제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아세안의 인도 태평양에 대한 관점(AOIP)에서 우선 협력 분야로 제시한 '연계성, 해양, 경제, 지속가능발전'을 위해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한국 역시 해양국가로서, 해양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바다를 되살리는 데 많은 관심과 의지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늘 '해양지속가능성 성명'이 채택된 것을 환영하며, 성명의 이행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외교가에서는 문 대통령이 이번 EAS를 계기로 '종전선언'을 다시 언급할지 여부에 주목했었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EAS 회원국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를 당부하면서 종전선언을 재차 강조할 것이라는 관측이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지난달 코리아소사이어티 화상 연례만찬 기조연설을 마지막으로 종전선언은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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